테슬라, 미 2만5500개 급속 충전망...대규모 구조조정
월마트, 수천개 매장에...BP, 10만 충전소 구축 계획
현대·기아·BMW·GM·벤츠 등 7개업체, 북미에 3만대 충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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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처럼 보였던 전기차 판매가 주춤한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충전소가 주유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어 운전자들이 특히 장거리 운행에 불안을 느끼기 때문인 만큼 충전망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전기차 생산과 충전망 구축에서 크게 앞서가고 있는 테슬라뿐 아니라 현대·기아차 등 후발주자들도 컨소시엄을 형성해 미국 등 북미 시장에 더 많은 고속 충전기를 설치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전기차 충전 산업이 중대한 전환점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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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 추가로 구축된 급속 충전기의 절반을 테슬라가 설치한 만큼 단기적으로 테슬라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는 기업은 없다고 WSJ은 단언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는 올해 슈퍼차저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5억달러(6900억원) 이상의 투자해 수천개의 새로운 충전기를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테슬라가 지난달 말 미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충전망을 구축한 팀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미국 충전 산업을 뒤흔든 이후의 발언으로 다른 충전 기업들이 그 계획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신문은 "미국의 고속 충전망 구축 경쟁에서 확실한 2위는 없지만, 테슬라의 빠른 구축 속도에 변화가 생기면 엄청난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2030년까지 미국 내 수천개의 매장에 자체 급속 충전망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은 타사의 충전기가 280개 매장에 설치돼 있다.
월마트는 대부분의 미국인 거주지에서 10마일(16km) 이내에 매장을 보유하고 있고, 주유보다 더 오래 걸리는 충전 시간에 매장에 들어와서 쇼핑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영국의 글로벌 에너지기업 BP는 전 세계에서 약 2만2000개의 충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10만곳 이상의 충전소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BP는 2030년까지 미국 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에 10억달러(1조3700억원)를 투입할 계획인데, 지난해 2월 미국 전역에 280개의 주유소·편의점·노변 식당을 운영하는 트래벌센터스오브아메리카에 13억달러(1조8000억원)를 지불하기로 한 바 있다.
현대·기아·BMW·제너럴모터스(GM)·혼다(本田)·메르세데스-벤츠·스텔란티스 등 7개 자동차 제조업체가 10억달러를 투자해 설립한 합작사 아이오나(IONNA)는 북미에 3만대의 충전기를 설치하는 게 목표다. 다만 아이오나는 2월 연방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았지만, 아직 충전소를 개소하지 않았고, 직원을 채용 중이라고 WSJ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