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의 제조사인 구글이 작년 특허 보유 규모를 대폭 늘렸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 보도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침해 소송 등으로 스마트폰 업계에 '특허 전쟁' 위험이 커지자 대비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특허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구글은 작년 미국에서 특허 1920건을 취득했다. FT는 이에 따라 구글의 미국 특허 보유 수준이 전년(2012년)보다 세배 가깝게 늘어났다고 전했다.
구글의 앨런 로 수석 변리사는 "전쟁(특허전)을 피하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라면서 "최근 스마트폰 소송에서도 교훈을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자회사 모토로라를 통해 스마트폰 단말기를 만들고 구글 글라스를 비롯한 웨어러블 기기와 로봇 등 신기술에도 투자가 활발하다.
이 때문에 구글은 스마트폰 같은 기존 사업뿐만 아니라 첨단 영역의 특허전에서도 우위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분석했다.
구글은 세계의 대표적 IT(정보기술) 업체란 명성과 달리 보유 특허량은 비교적 빈약했다. 특허정보 업체인 IFI 클레임스가 집계한 순위에 따르면 구글이 2012년 받은 미국 특허는 1151건으로 세계 기업 중 21위에 그쳤다.
2012년 특허 취득 순위에서 1위는 IBM(6478건), 2위는 삼성전자(5081건)이었다. FT는 구글이 작년 특허를 대거 늘린 만큼 2013년 순위에선 전년 9위와 10위였던 제너럴일렉트릭(GE)과 LG전자 등을 제치고 상위 10위권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 애플, 소니 등 IT기업은 경쟁사나 특허관리전문회사(일명 '특허괴물')와 특허 분쟁이 늘면서 냉전 시대의 군비 경쟁이 연상될 정도로 앞다퉈 특허를 비축하고 있다.
타사가 특허 소송을 걸어오면 고가의 특허 맞소송으로 보복할 준비를 해 도발 가능성을 봉쇄하는 것이다.
특허 정보 업체 '페이턴트 프리덤'에 따르면 구글은 작년 특허괴물로부터 42건의 특허침해 소송을 당해 애플과 공동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특허괴물의 공세를 겪었다. 미국 이동통신업체 AT&T는 가장 많은 공격을 받아 모두 51건의 소송을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