왈츠 "중국 조선·해군력 견제, 미국 조선·해군력 재건에 한·일과 협력 강화 필요"
켈리 상원의원 "인센티브·협력 관계 구축, 동맹의 미 조선업 투자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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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츠 지명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강조한 한·미 조선업 협력 추진에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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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왈츠 의원의 지명 사실을 밝히면서 "마이크는 나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 정책 의제의 강력한 옹호자였고, '힘을 통한 평화' 추구의 엄청난 옹호자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마이크는 국가 안보 분야에서 전국적으로 인정받는 리더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중국·러시아·이란 및 글로벌 테러 위협에 대한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왈츠 지명자는 플로리다주 태생으로 버지니아군사학교에서 국제관계학으로 학사 학위를 받은 뒤 육군 소위로 임관해 육군 특수전 부대원(그린베레)으로 4년 복무한 뒤 주방위군으로 옮겨 총 27년간 복무한 후 대령으로 제대했다. 2019
년 그린베레 출신 첫 연방 하원의원으로 정가에 입문해 지난 5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총선에서 승리해 내년 1월 4선 의원이 된다.
그는 육군 특수전부대 장교로서 아프가니스탄·중동·아프리카 등에 배치돼 전투에서 세운 공으로 4개의 청동성장(靑銅星章·Bronze Star)을 받았다.
왈츠 지명자는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했던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였으며 반공산주의자로 중국에 대해 매파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그는 중국이 코로나19 발원과 관련이 있고,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신장위구르) 자치구의 무슬림 위구르족을 탄압했다는 이유로 2022년 베이징(北京) 동계올림픽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왈츠 지명자가 중국의 해군력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한국·일본 등과 조선업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해 온 것도 이 같은 대중 강경 입장의 연장선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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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츠 지명자의 미국 해군 및 조선업 재건 방안은 지난해 9월 27일 국방 전문지 '리얼클리어디펜스' 기고에 잘 나타나 있다.
그는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을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때 태평양에서 승리한 요인으로 해군력이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제 미국 국방부는 중국을 세계 최고의 조선국으로 간주하고 있고, 중국은 세계 4위 해운사와 보유하고 있으며, 해군은 세계 최대"라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미국 조선업은 세계 19위이고, 1947년 5000척으로 세계 무역의 40%를 담당하던 미국 해운업은 80척·1.5% 미만으로 폭락했고, 해군 함대 보유 수는 1980년 후반 590척에서 약 290척으로 떨어졌는데, 중국 해군은 유도 미사일 순찰선과 무장 해상 함정 수백 척을 추가해 340척을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왈츠 지명자는 "현재 중국의 선박 건조 능력이 미국의 200배가 넘기 때문에 우리는 시간과 싸움을 하고 있다"며 "물론 모든 선박을 미국에서 건조하길 선호하지만, 최대 적국(중국)과의 경쟁에서 우리는 (1980년대 소련에 대항해 대량의 해군 함정을 빠르게 건조한다는 계획을 세웠던) 레이건식 건조 방식으로 미국·일본·한국·유럽에서 건조된 함정을 혼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왈츠 지명자는 지난달 28일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슬 대담에서도 "선박 건조 전문성과 중국 이외 지역에서 대규모로 건조할 능력은 일본과 한국에 있다"며 "그들이 우리와 의미 있는 방식으로 관여하게 하는 것은 우리가 단기적으로, 그리고 지금 당장 해야 할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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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왈츠 지명자는 9월 25일 마크 켈리 민주당 상원의원(애리조나주)과 함께 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대담에서 중국이 2023년 1500척 이상의 선박을 수주한 반면, 미국은 5척을 수주했고, 현대조선소는 연간 40~50척을 생산하고 있다며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는 한화를 방문하거나 현대나 일본에 가서 그들의 발전상을 보면 21세기 선박 건조와 수리를 보게 되는데, 우리 조선소 몇 곳에 가면 1930년대 이후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투자한 우리 동맹국들과 협력하고, 켈리 의원과 함께 제안한 법안의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지식재산권과 노하우를 미국으로 다시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왈츠 지명자와 켈리 의원은 해외 조선업의 미국 시장 진출을 막아온 존스법 개정을 추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켈리 의원은 "우리는 존스법을 폐지할 필요가 없고 폐지를 제안하는 게 아니라 전 세계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라며 "우리 법안은 세액 공제·대출 보증, 기타 인센티브와 협력 관계를 통해 미국에 투자하는 것을 사업적으로 더 타당하게 해 우리 동맹들이 여기에 투자하게끔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이 성공하면 미국인을 위한 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의 조선업과 지역사회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스법은 미국 내 항구를 오가는 모든 화물은 미국에서 건조되고 미국인 선원이 탑승한 미국 선적의 선박에만 운송하도록 해 미국 시장에 대한 진입 장벽 역할을 해왔다. 이에 따라 미국 국방부는 올해부터 해군 함정 등에 대한 유지·보수·운용(MRO) 부문을 개방해 한화오션이 8월과 11월 미국 해군 7함대 군수지원센터 싱가포르사무소가 발주한 MRO 사업 2건을 수주하게 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의 조선업이 한국의 도움과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과 선박의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윤 대통령이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박 수출뿐만 아니라 보수·수리·정비 등에 있어서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므로 구체적으로 논의하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