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주요 당직자와 친한계 의원 20여명과 함께 1시간 30분가량 만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김상훈 정책위의장과 박정하 비서실장, 서범수 사무총장, 김종혁 최고위원 등 주요 당직자 외에도 조경태·송석준·배현진·김형동·박정훈·김건 의원 등 총 23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한 대표는 특히 윤 대통령이 3대 제안에 대해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은 것을 두고 "인식 차이가 참 크구나"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한 참석자는 "한 대표가 본인이 준비했던 이야기, 그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을 쭉 설명했는데 문제를 바라보는 간극의 차이가 컸다고 토로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대통령실에 김 여사 문제를 전달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원천 차단되는 것 같다"며 "전달하던 사람은 다 나갔고, 지금 있는 사람들은 그런 일을 못 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마주 앉은 테이블에 대한 이야기도 오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원탁테이블 요청을 했으나 대통령실에서 거절한 것을 두고 일부 의원들이 "테이블부터 이상했다. 취조하는 것 같았다"고 지적하자 한 대표가 "요청했는데 직사각형 테이블이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메모지나 필기도구도 있을 줄 알았는데 그런 준비가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선 "이런 이야기를 꺼낼 시기가 아니다"며 "특검법 이야기는 하지 말자"고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이야기로 번질 경우 당 안팎의 논란이 커질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한 참석자는 만찬장에 들어가면서 "재의요구권(거부권)이 오면 (국회에서) 통과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우리 당 의원들을 믿는다고 하지 않았나. 대통령이 '우리 당'으로는 생각하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잘해보자'는 취지의 건배사를 한 뒤 만찬이 끝나갈 무렵 "사안의 엄중함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고 함께 힘을 합쳐서 잘 극복해 나가자"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경태 의원은 만찬 후 취재진들과 만나 "지난 21일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만난 뒤 여러 가지 상황들을 심각하게,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언급했다.
정성국 의원은 "한 대표가 국민이 바라보는 방향으로 가겠다는 것이고, 자신감이 좀 있어 보였다"고 전했다.
한 대표 취임 후 친한계의 공식적인 회동은 지난 6일 이후 두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