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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부터 그동안 위축됐던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거래도 늘어 주택 관련 대출이 크게 늘었는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을 은행들이 금리 인상으로 대응하면서 이자수익이 대폭 커진 것이다.
22일 은행연합회의 대출금리 비교공시에 따르면 5대 은행의 8월 신규 취급된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3.32%에서 3.86%의 분포를 나타냈다. 은행별로 보면 농협은행이 3.86%로 가장 높았고, 이어 하나은행(3.71%), 국민은행(3.65%), 신한은행(3.48%), 우리은행(3.32%) 순이었다.
5대 은행의 대출금리는 7월 금리보다 모두 올랐다. 적게는 0.01%포인트에서 많게는 0.15%포인트가 한달 만에 올랐다.
하지만 이 기간 대출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기준금리는 떨어졌다. 5대 은행의 7월 평균 기준금리는 3.35%에서 3.39%였는데, 8월에 나간 주담대의 기준금리는 3.22%에서 3.23%였다.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평균 대출금리가 상승한 이유는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대출받는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우대금리를 없앴기 때문이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뒤 가감조정금리를 빼 결정한다. 기준금리는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을 반영한 금리를 의미하는데, 대표적으로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와 금융채 금리 등이 있다. 최근 수개월 동안 시장금리 영향으로 코픽스와 금융채 금리가 모두 하락하면서 5대 은행이 반영하는 기준금리도 하락한 것이다.
이들 은행은 가계대출 문턱을 높이는 방법으로 금리 인상을 선택했다. 기준금리가 떨어지자 가산금리를 인상하고 우대금리를 내려 대출금리를 높여온 것이다. 가산금리에는 업무원가, 법적비용, 위험프리미엄, 목표이익률이 반영되는데, 이는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조정이 가능하다. 또 가감조정금리는 우대금리 등 은행 본점과 영업점장이 전결로 조정할 수 있는 금리다.
가산금리는 낮고 가감조정금리는 높을수록 대출자에게 이득인데, 최근 5대 은행은 가계대출 관리 목적으로 가산금리는 높이고 우대금리를 낮췄다. 대출자의 부담이 키워온 것이다.
하지만 가계대출 증가세는 이어졌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7월 5조4000억원 늘었고, 8월에는 9조2000억원 급증했다. 지난달에도 가계대출 증가폭은 5조7000억원에 달했다. 주담대도 마찬가지다. 7월 5조6000억원이 늘었고, 8월과 9월에도 각각 8조2000억원과 6조2000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 규모는 증가한 데다 금리도 올리고 있어, 5대 은행은 편안하게 이자수익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모가 빠르게 늘어난 데다, 주요은행들은 7월부터 지속적으로 대출금리를 인상해왔다"면서 "대출자산 성장과 금리 인상 덕에 은행들은 3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