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비율 1 대 0.043으로 30% 높여
에너빌 100주 보유 땐 로보틱스 4.33주
"2028년 2000억 영업익 추가 달성 목표"
|
21일 두산그룹은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분할합병' 관련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 스캇 박 두산밥캣 부회장,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 등 각 사 대표가 함께했다.
앞서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이날 오전 각각 이사회를 열어, 분할합병 비율 변경 등을 포함한 의건을 의결하고 정정신고서를 공시했다.
변경된 비율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의 경우, 분할합병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88.5주(기존 75.3주)와 두산로보틱스 주식 4.33주(기존 3.15주)를 받게 된다. 이 같은 결과는 시장 관례에 따라 회계상 순자산 장부금액 기준으로 책정했던 기존 두산밥캣 분할비율을 시가 기준으로 바꾸고, 합병 비율에 두산밥캣 경영권 프리미엄 43.7%를 반영한 데 따른 것이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은 "과거 구조조정을 겪은 후 뉴두산으로 나아가기 위한 고민을 지속적으로 해왔다"며 "분기마다 열리는 사장단 회의에서 에너지, 기계, 소재 등 3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공감대를 형성했고, 특히 올해는 원자력, SMR 붐으로 에너빌리티의 투자 니즈 발생, 밥캣의 시너지 효과 필요성 등으로 (사업 재편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원전 호황이 예상되면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선제적인 설비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박 사장은 "비영업자산을 정리해 1조원 이상의 투자여력을 확보하게 되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대형원전, SMR, 가스·수소터빈 등에 즉각적으로 투자해 적기에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며 "이번 재편으로 확보되는 재원으로 추가 투자할 때 예상되는 투자수익률은 15% 이상일 것으로 예상하는데, 2028년 기준 2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추가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두산밥캣이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편입될 시, 두산로보틱스의 해외 시장 진출이 원활해진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전 세계 17개 생산기지와 1500개의 영업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편입하게 되면, 두산로보틱스 매출 70%를 차지하는 북미·유럽 선진시장에서 존재감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두산밥캣의 지게차와 두산로보틱의 협동로봇을 결합하는 '지게차-팔레타이저 솔루션' 등 즉시 실현가능한 시너지를 포함해 전문 서비스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캇 박 두산밥캣 부회장은 "무인화·자동화를 중심으로 한 미래 기술 및 제품에 대한 개발과 혁신을 계속 고민해 왔다"며 "두산로보틱스의 솔루션을 접목시켜 시장을 확대시키겠다"고 했다. 이어 "사업 시너지가 없는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로 있는 것보다 두산로보틱스와 모회사-자회사가 되는 쪽으로 재편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이번 사업구조 재편의 목적을 설명했다.
두산은 사업 시너지 극대화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를 클린에너지·스마트 머신·반도체 및 첨단소재 등 3대 사업부문으로 재편하기로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두산 경영진은 사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주주 및 시장과 소통을 더욱 활발히 할 것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