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6.4% ↑… 주총 '표 싸움' 관건
지난 2일 이미 같은 내용의 신청이 기각된 바 있지만 영풍 측이 재차 제기한 건에 대해서도 같은 처분이 내려진 셈이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공개매수의 걸림돌이었던 가처분 신청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어내면서 예정대로 베인캐피탈과 함께 최대 20%의 물량을 매수하는 데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장기전에 돌입한 경영권 분쟁에서 고려아연이 재차 법리적 다툼에서 승기를 쥐면서 여론전에서 다소 우위를 점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2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영풍-MBK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을 상대로 낸 공개매수 절차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MBK 측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배임행위라고 주장해 왔다.
재판부는 "고려아연 이사들이 시가보다 높게 이 사건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매수가격을 정했다고 하더라도 매수한 자기주식을 전부 소각하기로 한 이상 이를 업무상 배임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고려아연이 상법 및 자본시장법상의 각종 절차들을 준수한 이상,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목적에 경영권 방어가 포함돼 있더라도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했다.
이날 고려아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43% 상승한 87만7000원에 마쳤다. 공개매수가인 89만원에 근접한 수치다. 그만큼 공개매수에 참여하려는 움직임이 상당하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고려아연이 예정대로 공개매수를 마치면 영풍-MBK 측과 비슷한 의결권 지분 비율을 갖추게 된다. 따라서 주주총회에서의 표 싸움으로 싸움의 장이 넘어갔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