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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지금은 '버티기'가 중요해졌습니다. 이들은 기존에 확보한 생산라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가동률을 조정해 나가면서 '생존'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배터리 3사의 '버티기' 전략은 다채롭습니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 상용차에 들어갈 배터리를 폴란드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습니다. 이전에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 상용차 전용 배터리 공장을 튀르키예에 합작해 짓기로 하고 현지 기업 코치와 3자간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여러 상황을 고려해 합작 공장 건설 계획은 취소하고, 기존 라인을 활용하기로 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상용차 배터리는 승용차에 탑재되는 배터리보다 출력이나 에너지밀도가 높아야 하고, 수명도 긴 편입니다. 삼원계(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가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입니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이 기존 폴란드 공장에서 생산하던 배터리이기도 해, 기존 라인을 활요하는데도 큰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서도 기존 라인의 생산라인을 전환하면서 설비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나가고 있습니다. 지난 6월에는 ESS용 공장 건설을 중단하고, 기존 공장 유휴 라인을 활용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말고도 배터리업계는 효율화 전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SK온도 미국 공장에서 포드 전기차용 생산라인 일부를 현대차용으로 전환하는 등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당분간 어려운 흐름은 이어지겠지만, 버틴다면 그래도 회복될 것이란 희망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이번에 맺은 공급계약도 이전 계약보다 수주량은 더 늘었고, 일본 이스즈와의 상용차 배터리 공급계약 등 수주 계약들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SK온은 포드와 함께 북미에 짓고 있는 배터리 공장 양산 일정을 일부 앞당겼고, 삼성SDI는 GM과 새로 합작공장을 짓기로 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도 장기계약, 신규수주, 양산 확정 등의 소식이 들려오는 것을 보면 '결국 전동화는 온다'는 배터리업계의 예상은 어느정도 적중한 셈입니다. 단순히 이동수단의 변화 뿐만 아니라, 에너지 전환의 관점에서도 배터리는 꼭 필요합니다. 국내 배터리업계가 포트폴리오 다각화, 기술력 강화 등에 집중하는 만큼, 캐즘 이후 다시 한번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