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가자지구 인도적 상황 미개선시 군사 지원 중단 압박"
영 FT "2만여기 미사일·로켓 대응에 이스라엘 요격미사일 재고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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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도는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지난 13일 이스라엘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과 론 더머 전략부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개선하지 않으면 30일 이내에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무기 정책을 변경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황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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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란 즉시 전면전 가능성 축소...NYT "이스라엘, 향후 이란에 대규모 보복 가능성"
이스라엘 정부는 1일 탄도미사일 약 200기로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란에 대한 보복으로 핵농축 및 석유 생산 시설을 공격하지 않고, 군사 목표물에 집중할 것이라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합의했다고 NYT가 2명의 관리를 인용해 이날 전했다.
NYT는 "이 같은 움직임이 미국 대선(11월 5일) 불과 수주 앞두고 더 큰 중동 대결에 끌려 들어가는 것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우려 속에서 이스라엘의 보복이 두 적대국 간 전면전을 즉시 촉발할 가능성을 줄여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WP는 이날 2명의 관리를 인용,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바이든 행정부에 이란의 석유나 핵 시설이 아닌 군사 시설을 공격할 용의가 있다며 전면전을 막기 위한 보다 제한된 반격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이스라엘이 이란과 그 대리 세력 '저항의 축'을 상대로 다면전을 벌이면서 방공 요격미사일이 고갈되고 있다고 보도한 상황과 블링컨·오스틴 장관의 경고가 일정 부분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NYT는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고, 이스라엘의 보복이 여전히 대규모로 이뤄질 수 있다"며 "관리들이 '이스라엘의 보장이 다음 공격에만 해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이스라엘이 향후 이란과의 전투에서 더 야심찬 목표물을 추구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실을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미국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만, 우리의 국익에 따라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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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장관과 오스틴 장관은 서한에서 이스라엘에 대해 △ 최소 트럭 350대의 인도 지원 물품 가자지구 내 반입 허용 △ 추가 통행로 개방 △ 인도 지원 관련 장소 및 이동에 대한 보안 강화 △ 작전상 불필요한 지역에 대한 대피 명령 취소 등을 요구했다.
두 장관은 이스라엘에 긴급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국가안보 각서 20(NSM-20)과 미국 법에 따른 정책상 함의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NSM-20은 안보 지원시 국제 인도법 등에 부합하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NYT는 이 법이 미국이 제공하는 인도적 지원의 전달을 차단하는 것으로 확인된 국가에 대한 군사 지원 제공을 금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13일 엑스(X·옛 트위터)에 "유엔이 거의 2주 동안 가자지구 북부에 식량이 유입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며 "이스라엘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원조가 원활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긴급히 더 많은 일을 해야 하고, 민간인은 보호돼야 하며 식량·물·의약품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적었다.
NYT는 "해리스 부통령이 이날 무슬림과 아랍계 미국인 유권자가 많은 중요한 격전지인 미시간주에서 선거 유세를 했는데, 이들 다수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세에 대한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의 대응 방식에 분노하고 있다"며 "그녀가 17~18일 다시 미시간에서 선거 유세를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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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FT는 이날 이스라엘이 자랑하던 방공망이 최근 이란과 헤즈볼라의 공습에 빈틈을 보인 데 이어 미사일 부족이 본격화하면 지난 1년간 이스라엘이 강공을 퍼부었던 전세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전쟁이 발발한 이래로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만 2만기 넘는 미사일·로켓이 날아왔다.
이에 아이언돔(Iron Dome)·다비즈슬링(David's Sling)·애로(Arrow) 등 3중으로 겹겹이 구성된 이스라엘 방공망이 요격미사일을 소비하면서 재고가 축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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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을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미국도 미사일 비축량이 무한하지 않은 데다, 미국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도 지원 중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스트롤은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을 계속 같은 속도로 지원할 수 없다"며 "전환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국방부 연구원 출신 에후드 에일람은 "이스라엘군 요격미사일이 고갈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배치 방식과 우선순위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일람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탄도미사일 약 200기로 폭격했을 때와 관련해 "이란이 나중에 텔아비브에 또 일제 사격을 가할 경우를 대비해 이스라엘군이 일부 애로 요격미사일을 아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분석했다.
◇ 미 국방부, 이스라엘에 사드·미군 지원...가자지구 전쟁 발발 후 첫 미군 이스라엘 배치
팻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이스라엘에 추가 배치하기로 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포대 부품 일부가 전날 현지에 도착했으며 나머지 부품과 사드 운영을 위한 미군 병력도 며칠 내로 당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라이더 대변인은 "사드 포대의 이스라엘 배치는 미국이 이스라엘을 방어하고,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에서 이스라엘에 있는 미국인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미국 국방부는 13일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사드와 이를 운영하기 위한 약 100명의 미군을 이스라엘에 파견한다고 발표했다. NYT에 따르면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미군이 이스라엘에 배치되는 것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