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 인구 증가에 따른 시민 요구
반려견주·산책시민들 대체적 긍적적
일부 배설·개물림 등 일부 시민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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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가을 날씨를 보인 16일 서울 청계천. 반려견 초코와 함께 산책을 나온 백모씨(31)는 "연차를 내고 모처럼 쉬는 날인데 집에만 있기 아쉬워 초코와 함께 산책 나왔다"며 "친구들이랑만 오던 곳에 초코랑 함께 오니 너무 좋다. 매번 동네 산책만 하던 초코도 오늘은 기분이 좋을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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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오는 12월 30일까지 동대문구 황학교 하류부터 성동구 중랑천 합류부까지 약 4.1km 구간에 반려견 출입을 시범 허용한다. 청계천은 그간 시 조례에 따라 반려동물의 출입이 금지돼 왔는데, 반려동물 인구가 증가하며 청계천을 함께 산책하고 싶다는 시민들의 요구가 늘어나자 지난달 30일부터 시범 허용했다. 시에 따르면 시범 사업이 시작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3일까지 평일 하루 평균 50~60마리, 주말에는 60~70마리가 청계천을 찾았다.
이날 청계천에서는 신이 나는 듯 꼬리를 흔들며 주인과 함께 산책에 나선 강아지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성동구에 거주하는 장명옥씨(72)는 "청계천 바로 앞에 사는데 그동안에는 반려견 출입이 안돼 노견과 함께 도로변을 산책하는 게 조심스러웠다"며 "혹여나 다른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칠까 봐 배변 가방도 챙겨 나왔다"고 말했다.
반려견과 함께 청계천 인근 벤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김관수씨(68)는 "이전에는 성북천으로 산책하러 다녔는데, 청계천 외 시내 쪽도 규제가 풀려 반려견과 함께 산책할 곳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유민아씨(35)도 "그동안은 집 앞 1분 거리인데도 못 데리고 와서 아쉬웠다"며 "많은 견주가 시민의식을 가지고 행동해서 청계천 반려견 출입이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청계천을 방문한 시민들은 대체로 반려견 출입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몸집이 작든 크든 견주와 함께 산책하는 반려견이 지나가자 시민들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운동기구를 타던 주민들은 포메라니안 강아지가 목줄을 차고 산책하자 "아이고, 너무 귀엽네. 강아지야 인형이야"라고 환호하며 눈길을 떼지 못했다. 또 다른 학생들은 "너무 귀여워서 그런데 한번 쓰다듬어도 될까요?"라고 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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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보도의 폭이 좁아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었다. 이지연씨(55)는 "청계천은 산책로가 좁은 편이라 반려견 산책에 적합한지 모르겠다"며 "반려견이 짖는 소리 때문에 서식 동물들이 피해를 입기도 하고, 배변 처리가 제대로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유진씨(25)는 "강아지들도 마주치면 서로 냄새를 맡으며 인사하거나 짖는 경우가 있는데, 통행에 불편을 주진 않을지, 또 달려드는 강아지 때문에 사고가 나지 않을지 걱정되기도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반려견과 함께 나온 이상훈씨는 "드디어 반려견과 함께 청계천에 올 수 있게 돼 좋다"면서도 "성인 두 명만 지나가도 꽉 찰 정도로 좁은 길들이 많아 아쉽다. 이번 시범 운영 기간 펫티켓 문화가 잘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반려견과 함께 청계천을 산책할 경우 1.5m 이내 목줄을 착용하며, 맹견의 경우 입마개를 반드시 해야 한다. 개 물림 사고 등이 발생할 경우에는 견주에게 책임이 따른다. 아울러 배변봉투를 지참해 반려견 배설물 처리 등 기본적인 펫티켓도 준수해야 한다
시는 현장 요원을 통해 부정적 민원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설공단 직원 2명이 24시간 상주하며 시범 구간을 관리한다. 시민 자원봉사단도 운영 중이다. 관리 수칙을 어길 경우 현장에서 계도하고, 이에 불응할 경우 반려견주가 거주하는 관할 자치구에 과태료 부과를 의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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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관계자는 "반려견을 키우는 양육인구가 늘면서 시민들이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또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인식변화도 되고 있다 보니 '청계천에도 같이 동반산책하고 싶다'라는 민원도 있었다. 모두가 행복하게 공존하는 문화가 정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