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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사모펀드 사태] “영풍 공매, 최소 매수량 7%도 못채운 실패한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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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4. 10. 15. 18:04

고려아연 "성공호소인 여론몰이" 비판
핵심기술 해외유출 방지에 다각 대응
'7.83% 보유' 국민연금 캐스팅보트로
"최소 매수량도 채우지 못한 실패한 작전이다."

15일 고려아연이 전날 종료된 영풍-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결과를 두고 전한 입장으로, 국가 기간 산업이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그대로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MBK 측이 지분 5.34%를 확보함으로써 의결권 다툼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여론몰이를 했지만 따져보면 공언한 최소 매수량 7%조차 못 채우지 않았느냐는 식이다.

이제 MBK 측의 5%대 지분 확보로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은 의결권을 가진 표 대결이라는 새 국면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고려아연의 지분 7.83%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이번 분쟁의 확실한 캐스팅보트로 떠올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까지 끝난 후 국민연금의 지분이 얼마나 남아있을지가 관건이지만, 3~4% 정도만 남아도 영풍-MBK와 고려아연의 최종 지분율이 엇비슷할 것으로 관측돼 주총 표 대결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다.

이날 관련업계에 따르면 영풍-MBK가 고려아연 지분 5.34%를 확보하면서 고려아연 지분 총 38.47%를 보유하게 됐다. 최윤범 회장 측의 현재 지분율은 33.99%다. 여기에 베인캐피탈의 최대 매수 수량 2.5%를 더하면 36.49%로, 표 격차는 2%포인트 내로 들어온다.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은 공개매수를 23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공개매수에서 매수하는 자사주는 모두 소각한다.
MBK 측에서는 근소하게 앞선 비중으로 승기를 잡았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실제로 과반을 넘기지 못했기 때문에 여러 변수는 남아 있다.

이를 두고 고려아연은 "최초 공개매수를 시작할 때 밝힌 최소매수량 7%조차도 채우지 못한 사실상 '실패한 작전'"이라면서 "어려운 기업에 자금을 투입해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도입된 사모펀드의 역할을 내팽개치고, 기업사냥꾼으로 변신하면서 받을 비난에 더해 그마저도 실패의 연속이라는 비판을 피해가기 위해 또다시 '성공호소인' 여론몰이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려아연의 시중 유통 주식 수는 약 15%로 추정되는데, 여기서 MBK 측이 확보한 5%가 빠지면 10% 이하가 남았다.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 매수에서 이를 전부 매수한 후 소각하면 기존 의결권을 가진 지분율은 높아지게 된다.

다만 애초에 고려아연이 예상한 물량은 베인캐피탈을 제외하고 17.5%였기 때문에, 공개매수 참여 물량이 적어지고 이에 따라 소각 물량도 적어지면 기존 지분율 증가도 제한이 생기게 된다. 아직 승자를 확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이유다.

금융투자업계에서 MBK가 장내 고려아연 지분을 추가로 매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안정적인 의결권 지분 확보를 위해서로, 주주총회 시 표 대결 상황을 가정한 움직임이다.

지분 초정밀 대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무려 7% 넘게 고려아연 지분을 들고 있는 국민연금의 향방이 진정한 캐스팅보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의 공개매수까지 끝나면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3~4%대로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1%포인트를 다투는 입장에서는 핵심이다.

국민연금은 경영권 분쟁에 대해서는 개입하는 것을 지양해 왔지만, 이번 분쟁은 국가 핵심 산업이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역에서도 나오고 있는 만큼 중립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고려아연 측은 "고작 5.34%의 성적표로 '공개매수 성공 호소인' 행사를 하고 또한 또 다른 공격을 해오겠지만, 저희 고려아연 경영진과 임직원 일동은 국가기간산업을 지켜낸다는 일념으로, 절대로 해외에, 그것도 중국에 우리의 기업을 팔아 넘길 수 없다는 필사의 각오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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