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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소매판매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소매판매(경상지수) 증가율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0.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기준으로 지난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8.1%, 7.1% 늘었던 소매판매는 누적된 물가 상승으로 지난해(2.2%)와 올해 점차 둔화됐다.
또 소매판매의 실질적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소매판매액 불변지수는 올해 상반기 증가율이 -2.4%였다. 이는 카드대란이 있던 지난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실질 소비의 양이 이전보다 감소했다는 뜻이다.
경총 관계자는 "불변지수는 2021년에 5.5%의 비교적 양호한 증가율을 보이긴 했지만, 2020년 코로나 사태의 기저효과와 당시 낮은 물가 수준(2.0%)을 감안하면 소비가 좋았다고 보기 어려웠다"며 "실질적으로 2020년 전후부터 우리 실질 소비는 계속 둔화 추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업태별로 보면 올해 상반기 소매판매는 면세점(13.6%), 무점포소매(7.7%)에서 크게 증가한 반면, 승용차 및 연료소매점(-4.2%), 전문소매점(-3.1%)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면세점은 최근 이용객 증가에 따른 영향이 반영됐음에도 5년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36.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아직까지 코로나19 이전 매출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 무점포 소매로 판매되는 품목에선 총 9개 품목 중 음식료품, 가구, 가전제품 등 5개 품목의 무점포소매 판매 증가율이 다른 업태들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승용 경총 경제분석팀장은 "최근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과 달리, 소비 같은 내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우리 경제 회복을 제약하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내수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와 지원책들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장기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된 현 기준금리의 인하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