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 "평균점수 역대 최저·높은 과략률…절차적 하자있어"
法 "감사결과만으로 시험 채점 과정 하자 인정 어려워"
|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강재원 부장판사)는 행정사시험 응시자 A씨가 한국산업인력공단을 상대로 낸 불합격처분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2022년도 10회 행정사 2차 시험에 응시한 A씨는 평균 합격점수는 넘었으나 행정사실무법 과목에서 과락점수에 미달해 불합격했다.
앞서 감사원은 공단이 2021년 시행한 세무사 자격시험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고 공단에 '출제 부실', '채점 부실'이라는 감사결과를 통보했다. 이에 공단은 채점리포팅제 도입 등이 담긴 '세무사 시험 출제 및 채점 개선사항'을 마련했다. 채점 리포팅제란 채점 물량의 10%를 선채점한 후 오류나 특이사항이 있는 경우 채점을 보완하는 점검체계다.
이후 고용노동부는 2023년 '국가자격시험 답안지 파쇄' 논란과 관련해 공단의 국가자격시험 운영 전반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했고, 출제·시행·채점·환류체계·조직운영체계 전 분야에서 미흡 사례를 적발했다. 특히 채점리포팅제 결과 환류 역시도 부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감사결과를 토대로 A씨는 자신이 응시한 행정사 시험에 절차적·실체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공단이 채점리포팅제를 제대로 운영하지 않아 행정사실무법에 대한 채점이 지나치게 엄격하거나 자의적으로 이뤄져 해당 과목의 평균점수가 31.48점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해당 과목의 70%에 달하는 응시자가 과락했다는 것이다.
법원은 그러나 A씨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재판부는 "2023년 실시한 감사는 공단이 시행한 530여개의 자격시험 운영 전반을 대상으로 한 것일뿐 이 사건 행정사 시험만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다"며 "이에 감사결과 고용노동부가 공단에 각종 제도·운영상 미비점에 대해 개선토록 통보했다거나 시험 관련 사고에 대해 기관 경고 조치를 취했다는 점만으로 행정사 시험 채점 과정에 어떠한 하자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헀다.
채점리포팅제가 실시되지 않았다는 A씨의 주장에도 "채점리포팅제의 결과를 환류하지 않았다는 것은 종전 시험의 결과를 이후 시험에 반영하지 않았음을 뜻하는 것"이라며 "이 사건을 포함한 각종 자격시험에서 채점리포팅제 자체를 실시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판부는 행정사실무법 과목이 자의적으로 출제돼 과락률이 높았다는 A씨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채점위원은 시험의 목적과 내용 등을 고려해 법령이 정하는 범위 내에서 전문적인 지식에 근거해 그 독자적 판단과 재량에 따라 답안을 채점할 수 있는 것"이라며 "과락률이 높다는 사정만으로 채점위원이 다른 과목에 비해 지나치게 엄격하고 완벽한 채점기준을 적용한 것이라거나 채점기준을 무시하고 자의적으로 채점을 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