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부족에 공포 확산…무차별 범죄 대응은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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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이상동기 범죄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이상동기 범죄는 총 22건 발생했다.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18개월간 발생한 이상동기 범죄는 총 68건이었다. 전체 68건 중 살인(미수 11건)은 19건으로 전체 28% 차지했다. 상해와 폭행은 각각 33건(48.5%)과 16건(23.5%)이었다.
경찰은 이상동기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월 기동순찰대와 형사기동대를 신설했다. 이상동기 범죄로 인한 시민들의 치안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함이었다. 그러나 올 상반기 이상동기 범죄 건수는 전년 동기(20건)과 비슷했다.
지난달 26일 새벽 0시44분께 전남 순천시 조례동 거리에서 박대성이 길을 가던 18세 여고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박대성이 피해 여고생과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던 '묻지마 흉기난동'이었다.
지난 4월 광주에선 40대 남성이 모 아파트 주민들을 주먹으로 가격하고 지팡이를 빼앗아 무차별적으로 휘둘러 70대 여성을 사망케 했다. 조현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피의자는 당시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며 범행 대상을 물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이상동기 범죄는 가해자의 범행 동기나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 특히 사회적 스트레스나 정신적 불안으로 인해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피해자는 갑자기, 아무 관계는 사람에게 무차별 공격을 당한다. 이 때문에 시민들이 느끼는 공포감은 매우 크다.
이에 민간에서 자체 대안을 만들기도 했다. 각종 무차별 폭행 사건과 살인 예고 글 등이 최근 잇따라 알려지면서 시민들이 스스로 최소한의 방어를 할 수 있도록 살인 예고 정보를 공개하는 민간 플랫폼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상동기 범죄 예방 위해 국가 차원의 통계 작성 등 근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일본은 국가 차원의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한국은 최근에야 '이상동기 범죄'와 관련한 통계를 내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상동기 범죄는 예방이 불가능하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국가 차원에서 관련 통계를 구축해 근본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