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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도 파리 날렸는데 또 연휴”… 마냥 웃지 못하는 상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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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기자

승인 : 2024. 09. 23. 18:01

고물가·인건비 상승에 임대료 부담
지갑 닫은 소비자에 매출 곤두박질
"고정비 부담 늘어 장기적 대책 필요"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폐업한 매장 문틈에 수도요금청구서가 꽂혀있다. /연합
"길었던 추석에 징검다리 연휴까지 이어지는데 파리만 날아다닐까 걱정됩니다. 예년 같으면 연휴 황금기를 이용해 장사라도 잘됐는데, 지금은 속이 타들어 가네요."

추석 연휴에 이어 10월 첫 주 국군의날·개천절까지 연달아 휴일이 이어지면서 소상공인들은 울상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회복세가 더뎌 고금리와 임대료 상승, 인건비 부담까지 소상공인들이 감당해야 할 것은 많아졌지만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았고, 또 해외로 떠나면서 매출이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23일 서울 중구 황학동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50대 A씨는 "최근 매출이 반토막이 나서 직원들도 내보내고 아내와 함께 둘이서 운영하고 있다. 지난 추석 연휴에도 장사가 안돼 힘들었는데 징검다리 연휴가 또 있어 걱정"이라고 했다. A씨는 이어 "코로나19 이후 나아질 줄 알았는데 손님들 주머니 사정은 점점 악화되고 있어 매출 회복이 매우 더디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과일 가게를 운영하는 40대 B씨도 "지난 추석 연휴 당시 과일값이 너무 올라 떼다 팔기도 힘들었다"며 "일주일간 징검다리 연휴라 해외여행을 모두 간다는데 장사는 어떻게 할지 고민"이라고 긴 연휴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코로나19가 사그라들던 2022년 개인사업자 4명 중 3명은 한 달 소득(종합소득세 신고 기준)이 10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개인사업자 종합소득세 신고 1146만4368건 중 860만9018건이 월 소득 100만원(연 1200만원) 미만이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닥친 고물가 시대의 인건비·임대료 상승은 소상공인들에게 큰 부담이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상공인들은 인력을 줄이거나 운영 시간 단축을 선택했다. 소규모 카페를 운영하는 20대 C씨는 긴 연휴 대책으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말했다. C씨는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인건비를 맞추기 어려워 직원 수를 줄였다. 결국 혼자서 모든 일을 하다 보니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다"며 "연휴에 손님이 몰려들면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어 아르바이트를 뽑아야 할까 생각하고 있다. 만약 뽑았는데 손님이 없다면 손해가 커 고민"이라고 어려움을 드러냈다.

징검다리 연휴가 자영업자들에게 기대했던 만큼의 '황금기'가 아닌 또 다른 위기로 다가오면서, 이들의 경영 부담을 덜어줄 정책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연휴 동안 매출을 올리기는커녕 고정비 부담만 늘어난 상인들이 많다"며 "자영업자들을 위한 금융 지원 확대와 세제 혜택 등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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