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축적해 심각한 위협 될 수도
풍선제작 비용 5억5000만원 추정
합참 "어려움에 빠진 민생 돌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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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23일 처음으로 북한의 쓰레기 풍선 도발에 군사적 대응을 언급한 건 최근 발생한 화재 등으로 인해 국민 불안이 높아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선을 넘으면'이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그동안 북한군의 활동을 예의주시하면서 풍선 부양 원점에서부터 실시간으로 추적 감시하면서 낙하 즉시 안전대책을 강구한 가운데 수거를 해왔던 것과는 다른 방식의 대응을 예고한 것이다.
합참이 이 같은 판단을 한 데는 쓰레기 풍선 도발과 같은 회색지대 도발이 임계점에 가까워졌다는 분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5월 28일부터 이날까지 22차례에 걸쳐 총 5500여 개의 쓰레기 풍선을 날려 보냈다.
합참은 이 같은 북한의 도발이 국제적으로도 망신스럽고 치졸한 행위이자, 우리 국민에게 불편과 불안함을 조성해 남남 갈등을 유발하려는 저급한 행위이지만 지금까지는 감내할 만한 수준으로 평가해왔다.
하지만 최근 풍선에 장착된 기폭장치로 인해 화재가 여러 차례 발생한 데다, 이날 하루에만 인천국제공항에서 두 차례 항공기 이착륙이 전면 중단되는 상황까지 발생하자 입장을 바꿨다. 합참은 북한이 다량으로 쓰레기 풍선을 날리면서 기술이나 경험을 축적하고 있어 조만간 심각한 위협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종이, 비닐, 플라스틱 병 등 생활 쓰레기가 대부분이고 유해물질은 없었지만 데이터를 축적하면서 풍선을 보다 정교하게 날릴 수 있게 될 경우 북한이 생화학 물질 등을 넣어 날리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더해 이 같은 북한의 쓰레기 풍선 살포가 장기화되면서 공중 격추 등 군의 물리적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합참은 "쓰레기 풍선을 공중 격추할 경우 예상치 못한 위해 물질이 확산돼 우리 국민에게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구체적인 군사적 조치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군 당국이 구체적인 대응 조치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 우리 군이 할 수 있는 군사적 대응 조치에 관심이 모아진다. 군은 우선 풍선 부양 지점을 원점 타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레이저 등을 이용해 북한이 부양한 풍선이 군사분계선(MDL)을 넘기 전 요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합참은 "북한이 지금까지 쓰레기 풍선을 제작하는데 5억5000만원(개당 10만원)을 썼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북한 시세를 기준으로 쌀 970t에 해당하는 금액"이라며 "지금이라도 저급한 도발을 멈추고 수해와 식량난 등으로 어려움에 빠진 민생을 살피는 게 좋을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