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 대가, 중국 정부 대리인 활동
대만 대표, 주지사실 접근 차단, 중 인권 침해 언급 막아
수백만 달러 알선 혜택, 중 관리 요리사의 오리 요리 부모댁에 배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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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검찰과 연방수사국(FBI)은 3일(현지시간) 롱아일랜드에 있는 한 주거지에서 앤드류 쿠오모(66) 전 뉴욕주 지사의 다양성 담당 부국장, 캐시 호컬(66) 현 주지사의 비서실 차장을 지낸 중국계 린다 쑨(40)을 체포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AP·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쑨 전 차장의 남편인 크리스 후(41)도 함께 체포됐다.
쑨 전 차장 부부는 중국 정부를 위해 미공개 요원으로 활동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쑨 전 차장은 비자 사기·돈세탁, 기타 범죄 등 10건의 혐의로 기소됐고, 후는 돈세탁 혐의가 적용됐다.
쑨 전 차장이 주정부 근무 시절 중국 관리들의 요청에 따라 대만 정부 대표의 주지사실 접근을 차단하고, 뉴욕주 고위 관리의 방중을 주선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주정부 관리들이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천년 이상 살아온 무슬림 위구르족에 대한 박해에 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도록 했다고 65쪽 기소장은 지적했다.
그 대가로 중국 정부 대표들은 중국에서 사업 활동을 하던 쑨 전 차장의 남편을 위해 수백만 달러 거래를 알선했다. 여행 혜택, 중국 오케스트라와 발레단의 미국 공연 티켓, 친한 친구의 사업 홍보, 그리고 뉴욕주재 중국 영사관 관리의 개인 요리사가 준비한 '난징(南京)식 소금 절임 오리' 요리가 뉴욕의 쑨 전 차장 부모 댁으로 2021년 7월부터 총 4차례에 걸쳐 16개월 동안 배달한 것도 대가에 포함됐다.
쑨 전 차장 부부는 롱아일랜드에 현 시가 410만달러(55억원)의 집, 하와이에 210만달러(28억1600만원)의 콘도, 그리고 2024년형 페라리 등 고급 자동차를 소유하는 등 부유한 생활을 했다고 기소장은 밝혔다.
쑨 전 차장은 중국에서 태어나 미국 시민권을 획득한 후 뉴욕주 정부에서 약 15년간 일했다. 2022년 11월엔 주정부 노동부 전략사업개발 담당 부국장으로 일했지만, 불과 몇 달 후인 2023년 3월 퇴직한 뒤 민주당 소속 오스틴 챙 하원 의원 후보(낙선) 선거 캠프에서 일했다.
호컬 주지사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쑨 전 차장 퇴직 경위와 관련, 위법 행위의 증거가 발견돼 해고했다고 밝혔다.
이번 체포는 브루클린의 뉴욕주 법무부가 최근 수년 동안 중국 정부가 협박과 괴롭힘을 통해 중국계를 통제하려는 시도를 막기 위한 일련의 노력에 속한다고 NYT는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자신을 민주주의 운동가이자 학자라고 밝힌 퀸스의 남성 슈쥔 왕(왕서군·75)은 브루클린 연방법원에서 중국 공산당의 스파이로 활동한 혐의로 배심원단의 유죄 평결을 받았고, 검찰은 지난해 6월 같은 법원에서 중국 정부를 대리해 뉴저지주의 한 가족을 스토킹한 남성 3명에 대한 소송에서 승리했다. 뉴욕시 맨해튼에 살고 있는 두 남성은 중국 정부를 위해 비밀 경찰서를 운영한 혐의로 지난해 4월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