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정당 대열서 '좌파적 성향' 드러내
"정치성공 위해선 대중과 인식 같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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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여권 내부에도 민주화의 주역이었던 일부 정치인들이 우파정당 대열에 끼기는 했지만 정작 본인들의 좌파적 성향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한 여권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좌파 출신들 중에서 우파로 온 사람들이 과거 운동권 마인드를 버리지 않고 있다"며 "한마디로 정치적 출세를 위해 겉면으로만 진영을 넘어왔을 뿐 보수층 대중들과 맞지 않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보수의 가치를 갖고 있는 대중들 속에서 '정치적 올바름'을 강요하며 불협화음(不協和音)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참여연대 출신인 김경율, 박상수, 그리고 진보당 출신인 진중권, 함운경 국민의힘 마포구을 당협위원장 등은 보수층 내부에 있는 대표적 PC주의자라고 말할 수 있다"며 "이들은 항상 대중을 압도하려 한다. 소수의 논의를 다수와의 토론을 통해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닌 소수의 논리 그대로를 대중에게 가르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PC주의의 한 형태인 페미니즘 성향을 갖고 있다. 또 인권과 이념을 원리주의적 성향에 따라 나누고 대중에 의해 형성되는 현실을 자기 마음대로 재단하려 한다"면서 "그 원인은 출세를 위해서 우파에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PC주의적 성향이 강하다고 지적받은 김경율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지난 총선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여사를 향해 '마리앙투아네트'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 지적은 김 여사가 술집접대부 '쥴리'였다는 인신공격보다 더 도를 넘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서울 마포을에 전략공천 받았던 운동권의 대부 함운경 전 후보 역시 같은 비판을 받고 있다. 민주화운동 동지회 회장인 함 전 후보는 당시 '운동권 특권 정치와 이권 카르텔 타파'를 외치며 대중의 지지를 받았다. 당시 함 전 후보도 '명품백 논란'의 중심에 선 김 여사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운동권 청소부'를 자처해 온 함 전 후보의 과거를 보자면, 삼민투 위원장이던 1985년 서울 미국문화원 점거로 투옥됐고, 1990년대 후반부터 줄기차게 선거에 뛰어든 경력이 있다. 1996년 무소속 후보(서울 관악)로의 총선을 시작으로, 2000년 16대 총선 때 새천년민주당 공천 탈락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고향 군산에서다.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2004년 총선 땐 공천 탈락했고 2006년엔 군산시장 후보로 뛰었으나 낙선했다.
2012년 총선 땐 "보수 기득권과 맞서 싸울 '386세대 운동권'"임을 강조한 민주통합당 경선 후보였고, 2016년 총선 땐 무소속 후보로 출마해 4위를 차지했다. 한때 '노무현재단 기획위원'을 주요 이력 삼았던 함 전 후보는 문재인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2021년 말 윤석열 대통령 당시 후보와 군산에서 만나면서 거듭 주목받았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함 전 후보가 여러 정치 영역을 넘나들며 끝내 제대로 된 결과를 내지 못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면서 "정치란 대중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고, 대중과 생각을 나누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중의 머리 위에서 내려다보며 정치 행위를 해왔기에 대중을 움직일 수 없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생각을 가진 보수 내 PC주의자들이 상당히 많다"면서 "정치를 하려면 대중을 바른 길로 이끌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대중과 인식을 같이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