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고에너지 레이저 무기의 도전은 계속된다”…소형화·경량화 지향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files.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731010019431

글자크기

닫기

지환혁 기자

승인 : 2024. 07. 31. 12:00

방위사업청, 30일 레이저 대공무기(BLock-I) 시연회 개최
clip20240731110724
30일 국방과학연구소 안흥시험장에서 진행된 레이저 대공무기(Block-I) 시연회에서 고도 20m에 비행하고 있는 드론이 레이저에 적중돼 화염에 휩싸인 채 추락하고 있다. /방위사업청
"5, 4, 3, 2, 1 발사." 30일 국방과학연구소(ADD) 관계자의 신호와 함께 충남 태안 ADD 안흥시험장 20m 고도에 떠 있던 드론 1기가 붉은 화염에 휩싸이면서 땅으로 떨어졌다. 1㎞가량 떨어진 레이저대공무기(Block-Ⅰ)이 발사한 레이저에 적중당한 것이다. 이날 안흥시험장에서 진행된 레이저대공무기(Block-Ⅰ) 시연회에서 드론이 힘 없이 추락하는 장면을 눈 앞에서 목격하면서 가까운 미래에 영화 '스타워즈'에서 보았던 광선총이 현실화될 것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31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레이저대공무기(Block-Ⅰ)은 지난 6월 25일 양산계약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체결하고 올해부터 군(軍)에 인도해 본격적으로 전력화할 예정이다.

이번 레이저대공무기(Block-Ⅰ)는 광섬유로부터 생성된 광원 레이저를 표적에 직접 조사해 무력화시키는 신개념 미래 무기체계로, 침입하는 적의 무인기와 드론 등을 정밀타격할 수 있다.

서용석 국방과학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레이저의 근원에 대해 '유레카(발견했다)'를 외쳤던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인 아르키메데스를 예로 들었다. 아르키메데스는 기원전 3세기 무렵 로마함대가 그의 고향인 시라쿠스를 공격하기 위해 접근하자 수십 개의 청동거울로 태양광을 반사해 함대에 불을 지른 '최초의 레이저 무기'를 고안한 바 있다. 일화의 진위를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이는 레이저가 개발되고 여러 영화가 만들어지는 근원이 됐다.
clip20240731110846
방위사업청이 30일 공개한 레이저 대공무기(Block-I)
우리나라의 레이저 무기 개발은 1999년 처음 시작됐다. 안흥시험장에 DF레이저장치가 들어섰는데 기체레이저 장치로 덩치가 거의 공장만해서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장비였다. 8년이란 시간을 들여 현재보다 훨씬 높은 출력을 달성했지만 정부 정책에 따라 레이저 연구가 중단됐다. 이후 2015년부터 광섬유 레이저 연구가 다시 시작됐다. 계기는 2014년 북한의 무인기 침범 사건이었다. 휴전선을 넘어 무인기가 잇따라 침범하면서 대응책 마련을 위해 레이저 개발이 본격화됐던 것이다. 무인기 사태 이후 5년만에 레이저 요격장치가 개발됐고, 이어 대공무기 체계개발에 착수, 2019년부터 2023년까지 880억4000만원을 투입해 레이저 대공무기(Block-Ⅰ)체계개발에 성공했다.

서 수석연구원은 "레이저무기의 핵심 구성품인 레이저발진기의 출력을 100㎾으로 늘리는 기술 개발 중"이라며 "100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미국도 레이저 무기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서 수석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은 올해까지 100㎾ 이하의 레이저를 개발했고, 내년부터 300㎾급 레이저무기 체계개발에 들어가 2030년까지 500㎾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30년 이후로는 ㎿ 수준의 레이저를 개발할 계획이다.

레이저 무기는 탄약 공급 없이 전기만 있으면 전력이 된다는 장점이 있다. 탄약 제작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비용이 크게 절감된다. 또 빠른 시간에 조준할 수 있어 교전시간이 짧다. 출력을 조절해가며 쏠 수 있어 상황에 따라 탐지장비로, 또는 하드킬 장비로도 쓸 수 있다.

하지만 곡사가 불가능해 산이나 큰 건물에 가려지만 쏠 수 없다. 특히 대기조건에 민감해 악천후에 성능이 급격히 저하된다. 파편이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번에 한기 밖에 격추할 수 없기도 하다. 빛 에너지로 공격하기 때문에 표적이 보호장치를 하면 막히기도 하는 한계점도 있다.

서 수석연구원은 "기상 문제를 완전하게 극복할 수는 없겠지만 기술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 중"이라며 "출력이 100㎾ 수준이 되면 로켓, 박격포탄을 격추할 수 있다. 아직 그 출력에 도달하지 못했다. 현재 연구 중"이라고 했다.

방사청은 레이저 무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소형화·경량화 계획을 모색하고 있다. Block-Ⅱ 체계개발에는 소형화·경량화를 지향한다는 방침이다. 다양한 플랫폼에 레이저 무기 탑재를 추진할 수 있도록 하고, 이동형 개발까지 고민하고 있다. 현재 컨테이너 박스 크기와 맞먹는 크기의 레이저 대공무기 체계를 군과 이야기하면서 소형화하는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

이동석 방사청 유도무기사업부장은 "앞으로 진화적 개발전략을 적용해 현재보다 출력 및 사거리가 더욱 향상된 레이저대공무기(Block-Ⅱ) 체계개발을 비롯해 핵심 구성품인 레이저발진기의 출력을 수백 ㎾ 수준으로 높이는 핵심기술 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환혁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