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천·홍제천 등 범람 발생…시민 불안 가중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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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당 30~60㎜ 넘는 호우경보가 발령된 18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 산책로에서 만난 박모씨(67)는 다리를 건너다 예사롭지 않은 높이까지 불어난 하천을 보고 멈춰 섰다. 하천은 물론 거센 비바람 탓에 앞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박씨는 "수위가 적어도 허리 높이는 되는 것 같다"며 "유속도 빨라 만약 빠지게 된다면 휩쓸려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홍제천 산책로는 하천 범람으로 출입이 전면 통제 중이었지만 수변을 따라 걷는 사람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통제요원들은 시민들이 이곳 산책로로 들어가지 못하게 입구를 막았다. 통제요원 권모씨(55)는 "아침 9시부터 10시까지 1시간 동안 다섯 명이나 산책 중인 사람을 발견했다"며 "'나오라'는 안내방송이 수차례 나왔지만 다들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고 토로했다. 권씨는 "평소 홍제천이 잔잔하게 흘러서 사람들이 경각심이 없는 것 같다"며 "이러다가 정말 큰 사고가 날까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서대문구청 따르면 홍제천 폭포 일대 수위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1.51m를 기록했다. 평시 수위인 0.4m에 비해 1.11m나 높아졌다. 지난 17일부터 이어진 폭우로 불어난 하천은 수변 산책로 일대를 뒤덮었다. 물에 잠기지 않은 구간 곳곳에서도 떠밀려온 진흙이나 자갈 등이 쌓여 있는 등 하천 범람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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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량천 인근을 지나던 주민 최모씨(58)는 "비가 많이 와서 출입이 통제되긴 했지만, 1시간 전엔 산책을 할 수 있었다"며 "불과 1시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일대가 완전히 물에 잠겨 산책로 등을 알아볼 수 조차 없었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평소 중랑천 인근에서 침수된 상황을 자주 목격했는데 이렇게 빠르게 불어난 것은 이례적"이라며 "최근 몇 년 사이 발생한 지하차도 침수, 주택가 반지하 침수 등 큰 피해가 내 주변에서도 일어날까 몹시 두렵다"고 덧붙였다.
이날 서울은 오전 7시 20분께 호우경보가 발효돼 오후 4시 해제됐다. 시간당 30~60㎜의 매우 강한 비가 쏟아지면서 서울 강북구·종로구·서대문구에 산사태주의보도 발령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3시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수도권 지역의 주요 지점 누적 강수량은 서울 은평 156㎜, 경기 파주 374.6㎜ 등을 기록했다. 호우로 하천 수위가 높아지며 서울·경기 지역 10개 하천에 홍수특보가 내려졌다. 경기 동두천시 신천과 파주시 문산천은 홍수경보가, 서울 도림천과 목감천, 경기 고양시 공릉천·파주시 임진강·한탄강·포천천·차탄천·조종천에는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서울시는 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2단계로 격상하고 서울 내 모든 하천 29개소를 전면 통제하고 있다.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미리 교통 상황을 확인하고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해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