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남성 검찰 송치…건국대 학생 등 분노
대법원 동물학대 양형신설에 '처벌 강화'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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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구성원들의 사랑을 받는 건구스는 최근 한차례 홍역을 치렀다. 2개월 전 60대 남성 A씨가 건구스를 때린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것이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거위와 장난을 치던 도중 거위가 본인을 공격해 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결국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 사건으로 인해 건국대 구성원들과 시민들은 분노했다. 매일 러닝을 뛰며 건구스를 자주 마주친다는 박준건씨는 지난 4월 건구스 학대 사건에 대해 "사건 이후 건구스 몸에 상처가 보여 가슴이 미어졌다"며 "건구스에 호통을 치고 모자를 강하게 휘두르던 할아버지를 기억한다. 그 할아버지와 같은 사람이 다시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동물보호법 위반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구스 학대 사건 이후 건국대를 비롯해 이곳 주변에 사는 이들 모두 동물을 상대로 한 범죄의 형량이 높아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동물보호법 위반 범죄에 대한 양형 기준을 신설하기로 하면서 향후 처벌 수위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감호수에서 만난 문모씨(32)는 "동물보호법이 이름 그대로 동물을 보호하려면 형량도 무거워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렇게 귀여운 친구(건구스)를 보호해야 하는 게 동물보호법이다. 우리가 동물을 보며 심신의 안정을 취하는 만큼 동물들도 인간과 더불어 살며 편안히 지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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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 단체들은 동물학대 범죄 양형기준 신설을 환영하면서도 대법원이 동물을 상대로 한 흉악 범죄 처벌 수위를 높게 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죄질이 나쁜 동물 학대 범죄를 강하게 처벌하게끔 하는 방향으로 대법원이 동물보호법 위반 양형기준 신설을 했으면 한다"며 "동물들이 정해진 생물 여건 그대로 살아가도록 건구스 학대 같은 위해는 물론 인간의 개입 자체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했다.
한편 건국대는 건구스 학대 사건 이후 학교 차원에서 건구스 지키기에 나섰다. 건국대 관계자는 "일감호 주변 동물보호 표지판을 설치하고 관련 순찰 활동을 강화하는 조치를 했다"며 "건구스가 일감호 호수에서 건국대 구성원과 더불어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