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례 문자 공개되자 한동훈 말 바꿔
정치권 '선택적 공과사·내로남불' 비판
"조적조 사태에 이은 한적한" 비견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후보가 8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 |
김건희 여사가 지난 1월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에게 보낸 5차례의 휴대전화 문자 원문이 공개되면서 '읽씹'(읽고도 답신 안 함) 논란이 한 후보의 '말 바꾸기'와 '내로남불' 행태에 대한 비판으로 바뀌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2019년 조국 사태 당시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에 빗대 '한적한'(한동훈의 적은 한동훈)이라는 말이 나오는 등 '읽씹' 논란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9일 한 후보는 김 여사의 문자가 '사과를 못 하겠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5개 문자 전문이 드러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문자를 보면 사실상 김 여사가 사과 의향을 충분히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자 한 후보는 '김 여사 주변 사람이 사과하면 안된다'는 문자를 보내왔다며 말을 바꿨다. 한 후보의 말 바꾸기는 지난 22대 총선에서도 논란을 부추긴 바 있다.
한 후보는 지난 4월 1일 부산·경남 유세에서 "정부가 여러분 눈높이에 부족한 게 있을 거다"면서도 "그렇지만 100일도 안 된 제게 그 책임이 있지는 않지 않느냐"고 정부의 부족함은 자신의 탓이 아니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홍준표 대구시장이 "법무부 장관을 했으니 책임이 크다"고 맞받아치자, 다음 날인 4월 2일 충청권 유세에선 "중대한 결전을 앞두고 서로에게 핑계대는 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고 국민들을 기운 빠지게 하는 일"이라며 "부족한 게 있으면 제 책임이니 저에게 돌리면 된다"고 말을 바꿨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한 후보는 총선 공천과정에서 막말 논란에 휩싸였던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의 경우 공천을 취소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했다. 반면 김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한 김경율 전 비대위원은 감싸면서 '선택적 공과 사',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성회 전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은 이날 아시아투데이와 통화에서 "한 후보의 선택적 공과 사, 선택적 정의, 내로남불은 이미 텔레그램으로 장예찬 전 최고위원에게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를 대응해 줄 것을 요구하고, 막말 시비로 그의 공천을 날린 것에서 확인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 여사 휴대전화 읽씹과 논란에 있어서도 한 후보는 자신의 잘못에 대한 시인과 사과를 하기보단 또 다른 변명과 말 바꾸기만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