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인사가 지나친 당무 개입" 국힘 내부 '당분란 초래' 비판 진중권, 韓과 공천논의 관련엔 "허위사실 유포" 元에 사과 요구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이 불거진 후 'PD(민중민주) 계열' 출신으로 과거 정의당에서 활동했던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국민의힘 당무에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비판이 여권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를 뽑는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주자 간 첨예한 공방이 오가는데 특정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 행보가 과연 적절하냐는 것이다.
진교수의 한 후보 편들기는 한 후보의 배후가 PD계열 운동권 그룹이라는 의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진 교수가 오랜 기간 평론가로도 활동하며 각종 정치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온 점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공당의 치열한 경선 국면에서 외부인이 지나치게 '감 놔라 대추 놔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존재한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날 진중권 교수를 향해 "남의 당 일에 신경 끄기 바란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국민의힘 소속의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총선 때 한동훈이 당내 지도부를 제쳐 두고 데리고 온 얼치기 좌파들과 진중권 교수의 조언만 들었다는 게 헛소문이 아니었나 보다"라며 "진중권 교수가 한동훈 편을 들어 전당대회 개입까지 하는 걸 보니 그게 사실인가 보다"라고 썼다. 이는 진 교수가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과 관련해 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이철규 의원 등을 비판한 것을 두고 그가 전당대회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해석됐다.
진 교수는 앞서 이번 문자 파동과 관련해 "문자의 내용은 한동훈 위원장 측 해명이 맞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 후보는 김건희 여사로부터 문자 메시지를 받은 사실은 인정하고 있지만 그 내용에 대해선 "'사과하겠다'가 아니라 '하기 어렵다'였다"고 해명했다.
진 교수는 문자 내용에 대해 "제가 직접 확인한 것"이라며 "원희룡과 그 배후가 당시의 상황을 교묘히 왜곡해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자 내용에 대해선 한 후보 측의 해명이 맞다고 확인시켜주면서 동시에 이번 문자 파동의 배후설을 제기한 셈이다.
진 교수는 전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규완 실장(김건희 여사 문자 사실을 최초로 공개한 CBS 논설실장)에게 문자 내용을 왜곡해 흘린 것은 이철규라고 봐야 한다"며 "이철규 쪽에서 장난을 친 것이 확실하며, 애초에 원희룡을 출마시킨 것도 그쪽이었다"고 주장했다. 문자 파동의 배후가 '친윤'(친윤석열) 핵심으로 분류되는 이철규 의원이라고 특정한 것이다.
진 교수는 나흘 전 스페인 여행을 떠난다는 사실을 공개한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속적으로 국민의힘 전당대회 관련 글을 올리고 있다.
먼저 원희룡 후보가 자신과 한 후보가 지난 총선 국면에서 공천을 논의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며 원 후보의 공식 사과를 요구한 사실을 공개했다. 뒤이어 김건희 여사 문자 내용이 한 후보 측 해명과 같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원 후보와 관련해 "문자를 까라고 하는데, 그건 폭로한 쪽에서 까는 것"이라며 "본인도 문자 원문을 보지 못하거나 원문을 갖고 있지 않거나, 갖고 있더라도 파편적으로 갖고 있는 경우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고 나서 이철규 의원 배후설 글을 전날 올렸다.
여권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외부 인사가) 밖에서 얘기하는 것까지 뭐라 하긴 어렵지만 그런 말들이 내부 분란을 부추긴다는 측면에서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