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전지 특성상 일반적 진화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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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시 소재 일차전지 업체인 아리셀 공장에서 24일 발생한 화재로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하면서, 리튬 전지 화재 위험성이 주목받는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1분 화성시 서신면의 일차전지 제조 업체인 아리셀 공장에서 불이 나 20명 넘게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불이 난 공장은 연면적 2300여㎡ 규모의 3층 철근 콘크리트 구조 건물이다. 아리셀은 주력 사업으로 리튬 일차전지를 제조·판매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유해화학물질인 리튬 취급 공장에서 불이 났다는 이유로, 화재 발생 9분 만인 오전 10시 40분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이후 오전 10시 54분 비상 발령을 대응 2단계로 확대하기도 했다.
현재 전자기기 등에 주로 사용되는 배터리는 리튬이온 방식이 대부분인데, 전기차는 물론이고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에 모두 들어간다. 리튬 배터리 화재는 일반적인 진화 방식으로는 불을 완전히 끄기가 어렵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리튬 등 가연성 금속이 화재의 원인인 경우를 '금속 화재'라고 하는데, 불이 진압된 것처럼 보여도 사실 1000도 이상의 고온을 갖고 있는 특징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일부 금속은 물과 반응하면 발열반응으로 폭발할 수도 있어 진화의 난도가 상당히 높다. 금속 분말이 원인인 분진 폭발의 가능성도 있다.
이런 특성은 연쇄 폭발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실제로 이번 화재도 2층 배터리 셀 하나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주변의 배터리에서 연쇄 폭발이 일어나면서 확산됐다는 목격담이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또 공장 안에 3만5000개의 배터리가 있어 폭발이 계속 이어지기도 했다.
보통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는 '열 폭주 현상'을 원인으로 발생하는데, 리튬이온 배터리의 분리막이 손상된 후 양극과 음극이 접촉해 과열되면서 화재와 폭발이 일어나는 방식이다.
이 밖에도 리튬이온 배터리에 불이 나면 다량의 불산가스가 나오기 때문에 진화 인력의 건물 내부 진입이 어려워지기도 한다.
소방 당국은 마른 모래 등을 진화에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했었으나, 화재가 발생한 일차전지에 리튬이 극소량만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확인돼 물을 활용해 진화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