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정상 핫라인 가동 정례화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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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국빈 방문한 푸틴 대통령은 이날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기 전 모두발언에서 김 위원장의 이번 방북 초청에 감사하다며 "다음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AFP 통신과 가제타루 등 러시아 매체들은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초대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초청을 수락했는지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가 모스크바 답방에 나선다면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네 번째 만남이 이뤄지게 된다.
두 정상은 2019년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했고, 지난해 9월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두 번째로 만났다. 두 번째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방북 초청을 수락한 푸틴 대통령이 이날 북한을 국빈 방문하면서 세 번째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두 지도자의 만남 주기는 4년5개월에서 9개월로 대폭 당겨졌는데, 김 위원장의 모스크바 방문이 빠르게 추진될지 관심이 쏠린다. 러시아 극동 지역만 두 차례 찾았던 김 위원장은 아직 크렘린궁이 있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방문한 적이 없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7월 북한을 처음 방문했을 때 김 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도 러시아 방문을 요청했다. 이에 김정일 위원장은 약 1년 뒤인 2001년 8월 모스크바를 찾아 크렘린궁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특별열차를 타고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따라 모스크바까지 갔기 때문에 그가 실제로 러시아에 머문 시간은 7월 26일부터 8월 18일까지 24일간이었다. 김정일 위원장은 블라디보스토크∼하바롭스크∼이르쿠츠크∼노보시비르스크∼모스크바로 이어지는 9200여㎞의 여행을 소화한 뒤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이후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방문하고 평양으로 돌아갔는데 왕복 약 2만㎞의 대장정을 한 셈이다. 당시 회담에서는 남북한과 유럽 및 러시아를 연결하는 철도 수송로 구축 방안도 논의됐기 때문에 김정일 위원장이 TSR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기차를 이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정일 위원장이 비행기를 두려워한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주로 열차로 장거리를 이동한 북한 선대 지도자들처럼 김정은 위원장도 2019년과 지난해 모두 방탄 소재 전용 열차를 타고 러시아를 방문했다. 그는 2019년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베트남 하노이에도 기차를 타고 갔다.
김 위원장이 비행기를 타고 모스크바로 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는 2018년 싱가포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만날 때 중국 비행기를 이용한 적이 있다. 이후 김 위원장은 해외 방문 시 비행기를 타지 않았다.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러시아 천연자원부 장관은 지난 17일 "노보시비르스크-모스크바-평양을 잇는 항공편 편성을 검토했다"면서 북러 직항 노선 편성을 북한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