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덴버박물관과 함께 151점 소개…10월 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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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이 미국 덴버박물관과 함께 마련한 특별전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은 북극, 캘리포니아, 남서부, 대평원 등 10개 문화권의 43개 부족을 소개하는 전시다.
미국 내에서 북미 원주민의 예술품을 수집한 최초의 박물관 중 하나인 덴버박물관의 소장품 1만8000여 점 가운데 대표적인 공예품, 사진, 회화 등 151점을 모았다. 크리스토프 하인리히 덴버박물관장은 전시 개막에 앞서 열린 언론공개회에서 "박물관의 주요 소장품이자 정체성이기도 한 유물 가운데 최고 즉, '베스트'만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인디언이 없는' 인디언 이야기다. 각종 유물을 설명할 때는 '인디언' 대신 '북미 원주민'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인디언은 1492년 콜럼버스가 북미 대륙을 인도로 잘못 생각한 데서 유래한 단어이기 때문이다.
특별전은 북미 원주민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아기 요람으로 시작한다. 하늘과 땅에 감사한 마음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자연은 가장 큰 스승으로 여겨졌다. 아이가 자연을 바라볼 수 있도록 얼굴을 내놓도록 한 요람은 눈길을 끈다.
원주민의 터전을 옮겨놓은 듯한 거대한 티피도 주목할 만하다. 미네콘주 라코타족이 1880년경에 만들어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는 티피는 높이가 약 4.6m에 달한다. '인디언 텐트'로 잘 알려진 보금자리는 하늘과 땅이 이어져 있음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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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유럽 사람들이 건너와 정착한 이후 달라진 삶도 비중 있게 다룬다. 이주민의 시선에서 본 북미 원주민의 모습, 서부 개척 시대의 갈등과 위기, 미국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벌어진 전쟁 등이 다양한 사진과 그림으로 소개된다. 특히 1890년 12월 미 육군 제7기병연대 소속 군인들이 원주민 보호 구역인 운디드니에서 남성, 여성, 어린이 등 약 300명을 학살한 사건을 담은 프리츠 숄더의 그림은 인상 깊다.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북미 원주민이 어떤 사람들인지, 각각의 전시품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전시실에서 직접 만나보기 바란다"면서 "낯설고 오래된 문화가 아닌 현재 우리 곁의 문화로 한층 가까이 다가올 것"라고 말했다. 전시는 10월 9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