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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라는 자원 빈국의 설움이 큰 한국이 단박에 세계 15위 석유 생산국에 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은 분명 기대감을 높이는 일이다.
그런데 산유국이 될 수 있다는 기쁨과 기대보다는 프로젝트에 대한 의구심이 이슈를 장악하고 있다.
탐사 결과를 내놓은 미국의 '액트지오'의 본사가 미국의 한 가정집인 데다 직원이 2~10명에 불과할 만큼 영세하다는 점, 액트지오가 석유공사와 용약계약을 체결하던 시점 200만원 가량의 법인세가 체납됐다는 점 등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터져 나오면서 과연 이런 업체에 대형 프로젝트를 맡기는 것이 맞느냐, 사기극이 아니냐는 등의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정부는 야권이 요구한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 매장량 산출 데이터, 분석 방식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의혹을 더 키우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매장량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어야 한다. 시추공 1개를 뚫는데 1000억원이 넘는 비용이 든다고 한다. 최소 5000억원의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데, 신뢰성·확실성을 집요하게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야권의 의혹 제기를 단순한 정치공세로 몰아붙이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20%의 확률을 포기하기도 어렵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성공 확률은 20%라고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통상 탐사 성공 가능성이 10%를 넘으면 해볼 만 한 사업으로 평가한다. 금세기 최대 매장량인 남미의 가이아나 리자 프로젝트의 성공 확률이 16%였던 점을 감안하면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은 매우 높은 편이라는 설명이다.
애초에 두드려 맞으면서도 갈 수 밖에 없는 길이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가보겠다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발표한 사안인 만큼 국민에게 명확하고 소상하게 설명하며 의혹을 해소하는 것도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정부가 건전하고 생산적인 견제까지 정치 공세로 치부하며 불투명성을 높이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