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4일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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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4일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통해 아프리카와의 '핵심 광물 대화' 출범을 이끌어 내면서 전기차, 배터리 등 우리 핵심 산업의 든든한 지원군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탄자니아 등 2개 국가와 경제동반자협정(EPA)을, 시에라리온 등 6개 국가와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를 체결하며 거대 단일 시장을 확보한 점, 140억 달러(약 19조2000억원) 규모의 수출 금융 등을 약속하며 우리 기업의 아프리카 진출 기반을 넓힌 점도 이번 정상회의의 성과로 꼽힌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이후 회의를 공동 주재한 모하메드 울드 셰이크 엘 가즈아니 모리타니아 대통령과의 공동언론발표에서 "한국과 아프리카가 출범시키는 '핵심 광물 대화'는 호혜적 협력을 통해 공급망의 안정을 꾀하면서 전 세계 광물 자원의 지속 가능한 개발에도 기여하는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아프리카 48개국 정상, 4개 국제기구 대표는 이날 '한·아프리카 핵심광물 대화' 출범을 핵심으로 한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25개 조항으로 구성된 공동선언은 '동반성장', '지속가능성', '연대'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한 양측의 협력 계획이 담겼다. 아프리카는 니켈, 크롬, 망간, 보크사이트, 코발트, 흑연, 리튬 등 4차 산업 핵심 원자재를 비롯한 세계 광물 자원의 30%를 보유하고 있다. 협의체가 잘 가동된다면 한국은 4차산업 혁명에 필수적인 핵심광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된다.
아프리카 국가와 EPA, TIPF 체결하며 교역·투자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인구 14억 규모, 국내총생산(GDP) 3조4000억 달러(약 4700조원)의 단일 거대 시장 확보 포석을 마련함과 동시에 글로벌 사우스라는 새 시장 개척이라는 의미도 크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아프리카 각국의 실질 수요에 따라, 보다 효율적인 유무상 원조 체제를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2030년까지 100억 달러 수준으로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한국 기업의 아프리카 진출을 도모하기 위해 약 140억 달러 규모의 수출금융도 관련 기업에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우리 기업들의 활발한 아프리카 진출을 지원하고 아프리카의 지속 가능한 인프라 확충에도 기여한다는 복안이다. 윤 대통령은 아프리카와 기후변화, 식량안보 같은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해 글로벌 도전 과제에 공동 대응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은 "한국은 아프리카가 당면한 식량안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K-라이스벨트와 같은 식량 자급자족 역량 강화 사업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의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확인한 점도 큰 성과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모든 일원이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공동선언'에 대해 "한국과 아프리카가 함께 만드는 미래를 향한 협력의 나침반이 될 것"이라며 "공동선언에 포함된 협력 사업의 순조로운 이행을 위해 한·아프리카 경제협력회의(KOAFEC)와 같은 분야별 고위급 협력체를 적극 가동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통해 우리 정부는 아프리카 국가들과 핵심광물 협력·TIPF 같은 경제 교류·농업·인프라·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총 46건의 협정을 체결했다.
/홍선미 기자 sm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