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적 옵션 모두 가능하다는 인식 있는 참모진 배치된다면"
"한국 독자핵무장 가능성 열리는 것"
비확산 기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시 "가능성 없다고 봐야"
|
백악관 NSC 보좌관, 미국 국가정보장실 부국장, CIA 등에서 북핵 협상 전략가로 활동한 '한반도 통' 수미 테리 연구원은 이날 제주도 서귀포에서 열린 '제주포럼'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공식 핵보유국으로 사실상 인정되고,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한국의 독자핵무장론에 얼마나 무게가 실리겠느냐'는 기자의 질의에 "바이든 행정부는 비핵화 체제를 중요시 여기고, 핵무기가 확산되는 걸 방지하고자 하기 때문에 한국이 핵무장을 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워싱턴에선 (트럼프가 당선되면) 한국에 있어서도 (군사적인) 모든 옵션이 다 가능하다는 말도 나오는데, 이런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 외교안보 고문으로 활동한다면 핵무기 등을 한국이 독자적으로 무장하는 것에 대한 가능성은 열린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테리 연구원은 "트럼프는 이제까지 일관성이 없고, 또 예측 불가능한 사람이었지만 한 가지 일관성 있게 1990년대부터 125번이나 주한미군 비용이 너무나 많이 든다며 이것을 왜 미국이 부담해야 하느냐 하는 이야기를 해왔다"며 "따라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선 주한미군 감축 혹은 철수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며, 이는 한국이 핵무장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오케이'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어쨌건 (비확산체제를 강조하는) 바이든 행정부에선 전혀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면서도 "여기서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하는 것은 그렇게 된다는 확률상의 말이 아니라 그렇게 될 수도 있다는 차원에서 언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족 통일, '유훈통치' 거스르는 김정은… 미국도 협상 쉽지 않을 것"
테리 연구원은 "북한이 한국을 더 이상 '동족'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평화와 통일이라는 단어를 완전히 삭제하며 신냉전 구도를 강화하는 분위기에서 한국 정부가 북핵협상의 새판을 어떻게 짜야 하는가"라는 기자의 질의엔 "(대화와 협상 자체가)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지금 김정은은 대화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고, 더군다나 이제 한국과의 대화는 더더욱 관심이 없는 상황"이라며 "지난 문재인정부 당시에도 북한은 대화에 관심을 가졌지만 한국이 최우선순위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북핵협상에서의 한국 역할론에 회의적인 입장을 밝힌 대목이다.
그러면서 "김정은 입장에선 지난 하노이 노딜에 크게 실망을 했기에 대화 전에 확실한 무기체계를 마련하려 할 것"이라며 "트럼프 주도 하에서 협상 테이블에 돌아올 유일한 가능성이라면 북한에게 핵폐기가 확실한 보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성공적인 거래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테리 연구원은 북한이 통일 정책을 변화한 것에 대해서도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북한에게 한반도 통일이란 김일성에서부터 김정일-김정은에까지 수십년간 이어진 '유훈통치'에 김정은이 반대한 것"이라며 "김정은이 이제 통일과 반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정하며 70년 이상 이어진 유훈통치를 지키지 않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