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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의 과정에서부터 결과까지, 작위와 기교가 배제된 그의 작업은 삶과 예술의 일치를 추구한 작가의 이념과 맞닿아 있다. 기백 있으나 겸손하고, 소박하지만 품위 있는 작가의 인품이 그의 작업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는 평을 받는다.
1980년 12월, 윤형근은 군사독재 정권으로 말미암은 국내의 불안정한 정세에 분노하고 좌절하며 잠시 한국을 떠나 파리로 향했다. 그곳에서 자신이 탐구해 온 '천지문(天地門)' 회화가 유럽 미술계의 맥락 속에서 힘을 잃지 않는 동시에 고유의 독자성과 보편적 감수성을 획득할 수 있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싶어 했다.
그는 좁은 작업실에서 한국 고유의 재료인 한지를 활용해 자신의 작업 의도를 보다 섬세하게 드러내는 작업을 추구해 나갔다. 약 1년 반 동안 파리에 체류한 후 작가는 스스로 천착해 온 회화의 내용과 어법에 더욱 확신을 가지고 한국에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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