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1차 전원회의를 열고 최임위 공익위원인 이인재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를 위원장으로 표결 없이 선출했다. 이 위원장은 한국노동연구원장, 한국노동경제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이 위원장은 "어느 쪽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게 운영하고, 노사가 배려와 타협의 정신으로 최대한 이견을 좁혀 합의할 수 있게 심의를 진행하겠다"며 "합리적으로 전문적인 심의가 이뤄지도록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결정된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9860원으로, 1만원까지는 140원(1.42%)만을 남겨놨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모두발언부터 기싸움을 벌이며 험난한 심의를 예고했다.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지난 2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각각 5%와 2.5%로, 최저임금 저율 인상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저임금 취약계층 노동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며 "저임금 노동자 비율은 다시 증가하고 있으며, 노동자 생계유지를 위한 소득개선 없이 실질임금 저하로 인한 임금 삭감의 부작용까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최저임금은 인간으로 살기 위한 생명과 다름 없다"며 "물가 폭등으로 하락한 실질임금 보전 및 노동자 생활 안정을 현실적으로 보장하는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중소 영세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재료비 상승, 인건비 부담 증가 등으로 벼랑 끝에 몰려 있다는 호소를 많이 하고 있다"며 "영세 중소 및 소상공인 어려움은 그간 높은 최저임금의 일률적 적용으로 어려움 가중됐다고 생각한다"고 맞섰다. 이어 "고율의 최저임금 인상이 누적되면서 현장의 수용성이 매우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명로 중기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도 "저임금 근로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임금 지급 책임이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경영실적 악화라는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들에게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를 책임지라는 것은 가혹하며, 영세 사업주의 지급 능력을 고려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영계와 노동계는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적용에 대해서도 엇갈린 태도를 보였다.
류 전무는 "최저임금을 구분적용 해야된다는게 시대 사회적 요구"라며 "저출생 고령화 문제까지 고려하면 수용성 높이고 국민 후생증대를 도모할 수 있는 최저임금 구분 적용을 적극적으로 시행할 필요 있다"고 말했다. 반면 류 사무총장은 "올 초부터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별적용 주장을 비롯해 마치 최저임금이 사회악인 양 비상식적인 주장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최저임금을 더 이상 차별의 수단으로 악용하지 마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내달쯤 원하는 임금 수준이 담긴 최초요구안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5년 동안 노동계는 두 자릿수 이상 대폭 인상을, 경영계는 삭감 또는 동결을 제시했다.
올해 최저임금 심의 법정 기한은 6월 27일까지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3월 29일 최임위에 2025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공식 요청한 바 있다.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최임위는 고용부 장관 요청 후 90일 이내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해 고용부 장관에게 통보해야 한다. 고용부 장관은 최임위 결과를 바탕으로 8월 5일까지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해 고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