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별의 정' 시간에 뭇 입영 장병 눈물 훔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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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1시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소재 육군 제55보병사단 연병장. 평소 강도 높은 훈련으로 군 장병들의 열기로 가득해야 할 연병장이 형형색색의 부스들과 인파로 들썩이기 시작했다.
이날 입대하는 21살 아들을 배웅하기 위해 전남 광양시에서 제55보병사단을 찾았다는 차유경씨(48·여)는 '사랑의 편지쓰기' 부스에서 편지를 썼다. 차씨는 "지금 쓰는 편지는 5주 후 아들이 훈련을 마치는 날 전달된다"며 "태어나준 것만도 고마운데 이렇게 늠름하게 자라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4급 보충역 대상임에도 현역 복무를 선택한 고강호씨(22)도 청춘사진관 포토존에서 입대 전 추억을 남겼다. 고씨는 "공익으로 근무하면 원하는 날에 입대하지 못할 수 있어 현역병에 지원했다"며 "활기찬 입영 분위기에 복무 자신감이 생겼고 당당하게 군 복무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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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영 장병 약 240명과 부모, 친구 등 7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이번 입영문화제에선 △입영기념 캐리커처 △사랑의 편지쓰기 △청춘사진관 포토존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이별 아닌 새로운 도전 응원
병무청 관계자는 "입영문화제 개최의 목적은 눈물의 현장이었던 지난날의 입영 분위기를 새로운 도전과 시작을 응원하고 축하하는 장으로 전환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와 더불어 입영에 대한 청년들의 막연한 두려움과 학업 및 경력과의 단절에서 오는 불안감 해소 또한 입영문화제가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병무청이 지난해 입영문화제 참여자를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97.4%가 병역이행 자긍심 제고 및 부담감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또 전체 98.8%는 입영문화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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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영 불안감 해소, 진로 연계
병무청은 입영 장병들이 본격적인 군 복무를 하기 전에 '병역진로설계서비스'와 '취업 맞춤 특기병' 제도를 안내하고 있다.
두 제도는 병역이 입영 장병들의 미래에 도움이 되도록 설계해주는 것이다. 쉽게 말해, 원하는 시기에 본인의 적성에 맞는 분야에 입영해 군 생활에 적응할 수 있게 돕는 제도다.
모든 병역의무자는 병역진로설계서비스를 통해 직업 선호도를 검사해 개인별 흥미 분야를 확인할 수 있으며, 전문 상담관의 상담을 거쳐 군 복무 이후 복학, 취업 시 도움이 되는 군 특기를 추천받을 수도 있다.
이에 병역진로설계서비스의 경우 상담 인원 및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병무청 관계자는 "국정과제인 '원하는 시기 입대'를 위해 병역진로설계서비스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서울, 부산, 광주, 수원 등 8개 지역에 위치한 병역진로설계지원센터를 올 하반기에는 11개, 오는 2025년까지 13개 확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육군 제55보병사단 입영문화제에 참여한 박준서씨(22)는 병역진로설계서비스 사업을 통해 운전병 특기를 미리 부여 받았다. 박씨는 "입대 전 적성검사와 상담을 통해 군대에서 잘 할 수 있는 일을 미리 찾았다"며 "운전병과가 마음에 들고 군 생활을 열심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종철 병무청장은 "병역 이행과 사회 진로를 연계하는 병역진로설계서비스 및 병역이행자 예우사업은 주요 국정과제인 동시에 청년의 미래를 지원하는 핵심 정책"이라며 "병무청의 노력과 함께 국민들의 관심, 사회 구성원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육군 제55보병사단에서 열린 입영문화제 행사가 종료된 이후 신병교육대 24-7기 입영식이 진행됐다. 240여 명의 입영 장병은 부모님, 친구들을 향해 씩씩하게 경례를 했다. 이들의 경례를 받은 가족과 친구, 연인들은 마지막 모습에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