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해외 수출 쾌거…유럽 등 글로벌 시장 진출 교두보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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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전투기 KF-21의 AESA 레이다를 개발한 한화시스템은 13일(현지시간) 유럽의 대표적 항공·우주·방산 기업인 레오나르도와 경공격기(Light Combat Aircraft) AESA 레이다 안테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전투기의 전면부에 탑재돼 '눈' 역할을 하는 AESA 레이다는 공중과 지상·해상 표적에 대한 탐지 및 추적 등 다양한 임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 가능한 최첨단 레이다다. 기계식 레이다보다 넓은 영역을 탐지하고, 다중 표적과 동시 교전을 할 수 있어 기존 전투기에 장착된 기계식 레이다를 AESA 레이다로 교체해 전투기의 성능을 개선하는 사업이 최근 각광받고 있다. 한국 공군의 (K)F-16과 F-15K 전투기 등이 이 같은 성능개량을 추진중이다.
한화시스템은 이번 계약에 따라 레오나르도에 AESA 레이다 핵심 장치 수출·공급을 하게 됐다.
이를 기반으로 두 회사는 해외 수출용 경공격기 AESA 레이다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한화시스템이 안테나(AAU) 개발·제조를 맡아 내년 9월부터 레오나르도에 수출·납품하고, 레오나르도는 신호처리장치, 전원공급장치, 냉각장치를 제조·통합해 오는 2026년부터 경공격기용 AESA 레이다 완성품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시스템이 핵심 장비를 수출해 두 회사가 공동 개발하는 AESA 레이다는 고효율 반도체 송수신기 및 디지털 레이다 기술이 반영된다. 우리나라의 FA-50, 이탈리아의 경전투기와 같은 소형·경량·저전력의 전투용 항공기에 탑재가 가능하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개발된 KF-21용 AESA 레이다 기술을 기반으로 경전투기용 AESA 레이다를 만드는 것이 이번 사업의 골자"라며 "한화시스템이 수출·공급하는 안테나는 AESA 레이다 제품 가격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장치로 항공기용 AESA 레이다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안테나가 국내 기술로 개발돼 해외로 수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글로벌 방산 기업인 레오나르도가 한국의 AESA 레이다 안테나 장치를 선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한화시스템의 우수한 레이다 기술력이 이번 계약을 성사시킨 것"이라고 덧붙였다.
레오나르도는 항공기뿐 아니라 레이다·항전 장비 등 다양한 항공 플랫폼과 솔루션을 개발하는 글로벌 방산업체로 한국 해군에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AW-159)을 공급한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한화시스템과 레오나르도는 지난해 6월 '경공격기 AESA 레이다 선행모델 수출 주요조건합의서(HoA)'를 체결하고 사업 협력을 이어온 바 있다.
레오나르도는 다수의 유럽형 경공격기 및 훈련기를 개발해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공동 개발되는 AESA 레이다는 레오나르도의 경공격기에 선탑재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번 경공격기용 AESA 레이다는 레오나르도의 주요 시장인 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럽 외에도 아시아·태평양 지역 등으로 활발히 수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는 "최근 수출이 확대 중인 천궁-II와 같은 지대공 유도무기체계용 다기능레이다(MFR)처럼 미래에는 항공기용 AESA 레이다 또한 자사의 '수출 효자' 제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레오나르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다양한 AESA 레이다의 핵심 장치 및 완제품을 개발해 유럽·아태지역을 비롯, 중동과 중남미 등 다양한 국가로 수출 지역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