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쟁 입장 표명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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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정오 크렘린궁 대궁전 안드레옙스키 홀에서 열리는 취임식에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푸틴 대통령은 차이콥스키 행진곡과 정오를 알리는 크렘린궁 종소리를 배경으로 입장한 뒤 헌법에 오른손을 올려 취임을 선서하고, 새 임기의 포부를 밝히는 연설을 할 예정이다.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의 퇴진으로 권한대행을 맡은 1999년 12월 31일부터 시작한 푸틴 대통령의 집권기간은 30년으로 늘면서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의 집권기록(29년)을 넘어서게 됐다.
푸틴 대통령은 2030년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정권을 연장해 사실상 종신집권을 하게 된다. 그 때문에 이번 취임식은 '현대판 차르(황제) 대관식'으로 불린다.
푸틴 대통령의 권력은 너무 막강해 관료들이 국제적 비난, 경제제재와 군인들의 희생이 우려되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지 못하고 굴종했다. 지난 2월 국정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목적을 달성하겠다고 천명하고 "우리 주권과 시민 안전을 수호하기 위해" 어떤 일이라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가 이미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4개주를 차지한 채로 전쟁이 끝날 경우 푸틴 대통령이 발트해 국가나 폴란드 침공 등 군사적 야욕을 더 확대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집권한 이후 야당 탄압, 독립 언론인 해외 추방뿐 아니라 보수적인 '전통적 가치'를 앞세워 수많은 국민을 극단주의자로 몰았다고 AP통신은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서방은 우크라이나를 포함해 세계 각지에서 내부 불화를 부추겨 왔고 러시아에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적개심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대해 분노할 뿐 아니라 러시아의 도덕성을 약화시킨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LGBTQ+(성소수자) 운동을 극단주의로 규정해 금지하면서, 이는 러시아 정교회가 옹호하는 전통가치를 수호하는 전쟁이라고 말했다.
취임식 이틀 뒤엔 러시아의 가장 중요한 휴일인 '승전일'이 찾아온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구소련군이 독일의 수도 베를린을 점령한 것을 기념하고 전쟁 중 사망한 2000만명을 추모하는 날이다.
푸틴 대통령은 나치 독일과 싸워 승리한 것이 러시아의 정체성을 형성한 것과 비교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나치와 싸우는 '특별군사작전'이라고 정당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