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수적 우위를 믿고 22대 국회에서도 각종 쟁점법안들을 밀어붙일 태세지만 민심은 여야의 협치를 바랐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간 추가회담'에 대해서도 50.5%가 필요하다고 했고, 필요 없다는 응답은 41.6% 그쳤다. 또 22대 국회에서 야권이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차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반대(46.8%)가 찬성(46.4%)보다 조금 많았다. 한마디로 4·10 총선 결과 야당이 압승했지만 국회 운영에 대해선 야당의 독주를 견제하고 협치를 바라는 심리가 강했다.
이 같은 여론과 달리 민주당은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단독으로 밀어붙였고, 합의추진을 요구한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쌍욕이 난무하는 공격을 퍼부었다. 김 의장은 5일 방송 인터뷰에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겠다는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들을 향해 "조금 더 공부하고 우리 의회의 역사를 보면 그런 소리 한 사람들이 스스로 부끄러워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재의 품격을 상실한 정치 현실에서 매우 신선하고 용기 있는 모습이다.
그는 "2002년에 정치개혁을 하면서 적어도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독하려면 국회의장은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해서 영국 등의 예를 들어 국회의장이 당적을 안 갖도록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국회의장 본연의 역할을 위해 나름대로 중립을 지키기 위해 애쓴 국회의장을 쌍욕을 동원해 비판하면서 입법폭주를 강행하고 있는 민주당은 여론의 역풍이 무섭지 않은지 모르겠다. 민심은 언제나 이런 오만을 반드시 심판해 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