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등은 과제
해외 법인 순익, 전년 대비 5.78%↓
총연체율, 석 달 새 0.19%포인트↑
취임 2년차에 접어든 김 행장은 수익성 측면에서 합격점을 받았지만, 건전성 관리는 당면과제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특성상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대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경기 악화와 고금리 장기화로 대출 상환 여력이 부족한 기업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대출 부문에서 시중은행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기업은행 입장에서는 저신용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책임을 이행하는 동시에 연체율을 관리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중소기업 지원이 설립 목적인 기업은행은 시중은행에서 지원을 받지 못하는 기업까지 포용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 대비 뒤처져 있는 앱 MAU(월간활성이용자)를 개선하는 디지털 역량 강화, 해외 네트워크 확대 등의 글로벌 경쟁력 구축 등도 과제다.
이에 기업은행이 성장 전략을 가다듬어 비은행 부문 순익 기여도를 높이고 한층 더 높은 수준의 건전성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IBK기업은행은 29일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7845억원의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7233억원) 대비 8.5% 증가한 수준이다.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711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기업은행의 사령탑으로 오른 김 행장이 중소기업 지원에 집중한 결과다. 기업은행의 총 대출 잔액은 290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79조1000억원)보다 3.94% 증가했다.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237조300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5%,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다. 중기대출 시장 점유율은 23.31%로 지난해 4분기(23.24%)보다 소폭 상승했다.
IBK캐피탈 등 핵심 자회사의 순익은 전년 대비 증가했다. IBK캐피탈은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한 501억원을, 같은 기간 IBK투자증권은 15.9% 증가한 269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IBK저축은행의 순익은 -49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154억원)에 이어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69억원의 순익을 거둔 중국유한공사(해외법인)는 직전 분기(-32.4%), 전년 동기(-5.5%) 대비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게다가 기업은행은 경쟁사와 비교해 비은행 자회사의 시너지가 약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올해 1분기 리딩금융 타이틀을 차지한 신한금융의 당기순이익 중 비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했지만 기업은행은 약 10%대에 불과하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해 수익을 다변화해야 하는 점도 과제다. 올해 1분기 기업은행의 해외법인(중국유한공사·IBK인도네시아은행·IBK미얀마은행) 당기순이익은 114억원으로 전년 동기(121억원) 대비 5.78%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132억원) 대비로도 13.64% 줄었다. 이에 김 행장은 폴란드 사무소·베트남 지점의 법인 전환 등을 통해 유럽과 아시아 금융벨트를 강화할 계획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중국유한공사의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중국 경제 성장 둔화, 기업부실위험 증가 등의 현지 영업 환경에 따라 순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리스크 관리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12%로 지난해 4분기보다 0.07%포인트 상승했다. 총연체율은 0.79%로 지난해 말(0.60%)보다 0.19%포인트 상승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0.79%)과 건설업(1.76%) 등의 연체율이 직전 분기,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상승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고물가·고금리 장기화 등에 따른 내수 회복 지연으로 일부 (연체율) 지표가 상승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이전 기간(2019년 이전 10년 평균)과 비교하면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이라며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