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8∼19일 LG아트센터서울서 한국 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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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인기 안무가 매튜 본이 다음 달 8일부터 19일까지 LG아트센터서울에서 현대무용극 '로미오와 줄리엣'을 선보인다. 그런데 우리에게 익숙한 셰익스피어 작품과 달리 문제아로 분류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다룬 파격적인 내용의 작품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문제 청소년 교정 시설에서 운명적으로 만나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고 감시자들의 눈을 피해 위험한 사랑을 이어 나간다. 극에는 약물 트라우마, 우울증, 학대, 성 정체성 등도 녹아있다.
본은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대사가 없는 무용극인 만큼 원작에 큰 변화를 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무대 배경은 청년들이 감금된 듯 보이는 상상의 장소"라면서도 "소년원, 학교, 감옥, 병원 아니면 모종의 잔혹한 사회 실험이 자행되고 있는 곳으로 볼 지는 관객들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혈이 낭자하고 원초적 비극이 기다리고 있다"며 "그래서 원작보다도 더 가슴이 미어질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극은 비극으로 치닫지만 이번 작품에는 무용 역사상 가장 긴 키스신이 등장한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마치 한 몸이 된 듯 돌고 구르면서 춤을 춘다. 본은 "젊은 사람들이 사랑에 빠지면 매우 강렬하며 서로를 떼어놓을 수가 없는데 이 감정과 흥분을 포착해 관객들이 청소년 시절 처음 사랑에 빠졌을 때의 느낌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했다. 볼이나 입술에 가볍게 입 맞추는 흔한 방식보다는 도전적인 안무를 보여주고 싶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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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은 고전에 대한 독창적인 해석과 파격적 연출로 '스토리텔링의 장인'이라고 불린다. '백조의 호수'에서는 가녀린 여성 백조 대신 근육질 남성 백조를 내세웠고 '잠자는 숲속의 미녀'에서는 현대 뱀파이어 이야기를 그려냈다. 영국 공연계 최고 권위의 올리비에상을 9차례 수상했고 2016년에는 영국 왕실로부터 현대 무용가 중 최초로 기사 작위를 받았다. 올 여름에는 뮤지컬 '올리버!'의 새 프로덕션을 연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