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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선박 생산 능력의 약 50%를 점유한 중국은 보유 전투함 규모를 현재 약 370척에서 2030년까지 440척 정도로 늘릴 계획이다. 반면 선박 생산 능력이 부족한 미국은 현재 290여척에서 크게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한·일 등 조선업이 발달한 동맹국을 활용해 자국 내 조선소를 현대화하고, 전투함의 단기 MRO 업무를 맡겨 자국 내 조선소는 함선 건조에 집중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마침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MRO사업 해외시장 개척을 검토하는 시기와 맞물려 양국의 MRO사업 협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차제에 우리가 MRO사업을 추진하면서 병행해야 할 사업 분야에 대하여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델 토로 장관은 지난 2월 27일 울산 HD현대중공업과 거제 한화오션 조선소를 방문 후 "양사 모두 당장 MRO사업을 시작해도 좋을 만큼 기술, 경험, 인프라를 모두 갖추고 있다"고 했다. 이제 우리 정부와 조선소 관계자의 할 일은 이미 미국 MRO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잘 검토하여 국익 차원에서 협상하는 것이다.
일본은 미 7함대 배속 함정에 대해 연 600만달러(72억원)수준의 MRO사업을 수행하며 그 비용은 미·일 방위비 분담금에서 지불한다. 민간조선소들은 일본 내 MRO뿐 아니라 미 해군의 신조 함정 건조까지 참여하려 한다. 비록 년간 일본에서 수행하는 MRO예산이 그리 크지 않지만 매년 2000~3000명 수준의 고용창출 등 부수적 경제효과가 크다고 한다.
우리도 MRO 사업을 추진한다면 일본처럼 방위비 분담금에서 수리비를 지불하고, 궁극적으로는 미군 신조 함정 건조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 그리고 일본처럼 기항지까지 제공해 미군과 군속의 거주, 교육, 서비스시설 등에 의한 고용 창출로 부수적인 경제효과를 얻도록 도모해야 한다.
모 기업에서 매년 한국을 방문하는 미 항모, 구축함 등의 방문 횟수를 통계로 추산한 바에 의하면, 수리 기항지까지 제공 시 매년 2000억원 이상 정비비용, 2000억원 이상의 서비스 지원 소요, 4000~5000명의 고용 창출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주한미군은 일본과 달리 육군과 공군은 주둔하고 있지만, 해군은 한·미간 연락단 수준의 소수 인원만 주둔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일본처럼 미 해군에게 기항지까지 제공한다면 경제적 효과에 추가해 양국 간 군사·안보 동맹 관계가 훨씬 강화될 것이며, 북한과 주변국의 군사적 도발에 대한 억제력도 강화될 것이다. 한국은 이 천재일우의 기회를 잘 살려 미군 MRO사업에 진출하고, 궁극적으로는 미국의 신조함정 건조에도 참여해야 한다. 그리고 한·미 동맹 강화와 양국 경제 공동 번영 차원에서 일본처럼 기항지까지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