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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을 배경으로 재탄생한 베르디 최고의 걸작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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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승인 : 2024. 04. 23. 11:27

1948년 ‘춘희:동백아가씨’로 한국 초연한 라 트라비아타, 경성 배경으로 재탄생
서울시오페라단 2024년 정기공연 G.베르디 포스터. /세종문화회관
1800년대 파리 사교계가 1900년대 초반 경성을 배경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서울시오페라단의 2024년 첫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춘희’를 25일부터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선보인다. 라 트라비아타는 1853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초연된 베르디의 오페라 작품으로, 1948년 우리나라 초연 당시 ‘춘희: 동백 아가씨’라는 제목으로 공연됐다. 

서울시오페라단은 파격적인 해석과 연출로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춘희’를 다시 무대에 선보인다. 1800년대 프랑스 파리 사교계를 무대로 한 초연작과 달리, 이번 공연은 1900년대 초반 혼돈과 열망이 만나는 시공간, 경성으로 배경을 옮겼다. 이에 맞춰 주인공의 설정도 변경하였다. 여주인공 ‘비올레타’는 기생으로 위장하여 독립운동 자금을 모으는 강인한 여성 캐릭터로 변화했다. 그녀는 순수한 청년 ‘알프레도’와 사랑에 빠져 나라를 구하려는 열망과 사랑의 열병 사이에서 방황한다. 

여주인공 비올레타 역으로는 소프라노 이혜정과 이지현, 연인 알프레도 역에는 테너 정호윤과 손지훈, 알프레도의 아버지 제르몽 역에는 바리톤 유동직과 김기훈 등이 무대 위에 오른다. 

제작진 역시 눈여겨 볼 만 한다. 오페라 무대 위 성악가들이 입는 의상은 김영석 한복 디자이너가 담당했으며, 국내 대표적인 프랑스 희곡 전문가로 손꼽히는 조만수 충북대학교 교수가 드라마투르그(문학·예술적 조언을 하는 전문가)로 참여하여 오페라 고전의 재해석에 힘을 보탰다.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장은 "경성이 배경인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등을 통해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춘희’를 떠올렸다"라며 "순수하고 병약한 여주인공 대신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신분을 위장한 강인한 여성이 순수한 사랑에 빠지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베르디 음악과 너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이번 공연을 통해 오페라에서도 K-Opera의 힘을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서양문화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오페라가 이제 한국의 미와 교감할 때가 됐다. 한옥, 한복 등 한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이 서양 고전의 정수 오페라와 만나 한층 깊은 차원의 감동을 전 세계 관객에게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공연과 관련된 기타 자세한 사항은 세종문화회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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