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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우익 “총선 앞둔 한국정치…‘자유민주주의’ 지키겠단 의지로 투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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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민 기자

승인 : 2024. 04. 05. 11:03

"정치인 이전투구로 국운 기울고 있어…탄식·외면 아닌 투표로 보여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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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우익 전 통일부 장관. /연합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대통령실 실장을 했던 류우익 전 통일부 장관이 4·10 총선 사전투표가 시작된 5일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꼭 투표장에 나가도록 주변을 독려하자"고 말했다.

류 전 장관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총선을 앞둔 오늘의 한국 정치는 그 모든 것을 외면한 채 내부 권력다툼에 빠져 나라를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정당의 이름을 내걸고 국민을 지역과 계층, 세대로 갈라놓고 상대진영을 불구대천의 원수처럼 욕하고 적대한다"며 "'적반하장'은 오래된 한자어지만 '내로남불'은 새로 만들어져 통용되고 우리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거짓말과 막말이 횡행하고, '말 뒤집기'와 '말 따로 행동 따로'가 예사"라며 "정치인들의 궤변과 억지는 아이들이 따라 배울까 봐 염려될 정도다. 그 이전투구의 저편에서는 국익과 국격이 소리 없이 떠내려가면서 국운이 기울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 와중에서 탄식하고 외면하는 것만으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솔직히 이 난잡한 판에 말을 얹고 싶지 않지만, 무엇이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멈출 수 없다"며 "그리해, 주제넘지만 자유시민이 투표에 임하여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판단의 기준을 세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누구나 상식적으로 아는 당연한 내용이지만, 세태가 그렇지 못한 듯한다"고 강조했다.

류 전 장관은 "첫째는 정치 이념이다. 정치 이념에 좌우가 있을 수 있고, 지지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해서는 안 된"며 "더구나 세습독재는 절대왕정과 함께 예전에 사라졌고, 공산주의는 역사적 과오를 저지르고 한 세대 전에 폐기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둘째는 법치주의이다. 법치주의는 근대 시민국가의 정치 원리이고 자유민주적기본 질서의 핵심 요소"라며 "법치가 망가지면 가치체계 자체가 무너지고 세상은 그야말로 무법천지가 되고 맙니다. 특히, 법을 만드는 의회가 법을 지키지 않고 정치인들이 법치를 넘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셋째는 대의정치다. 대의정치는 국민이 선거로 대표를 뽑아 정치권력을 행사하게 하는 민주정치의 핵심적 제도"라며 "'선량'이라는 말이 가리키는 것처럼, 무릇 정당은 인품과 능력이 출중하여 능히 국민을 대표해서 일할 만한 사람을 공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류 전 장관은 "이 변혁의 시기에 대한민국이 안팎의 위기와 도전을 극복하고 당당한 선진 통일한국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믿고, 맡기고, 따라갈 만한 훌륭한 후보를 골라 뽑아야 한다"며 "거꾸로 말하면, 국민의 대표가 되어서는 안 될 후보를 뽑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류 전 장관 글 전문

안녕하십니까. 류우익입니다.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저는 2013년 공직에서 물러난 후 10여년 동안 시골 우거에 묻혀 세상사에 관여하지 않고 지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다시 글을 쓰고 나서는 것은 지금 이 나라가 처한 형세가 앉아서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을 만큼 위중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나라는 한번 기울어지면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이 어렵다'는 역사적 경험을 다시 새기게 되는 비상한 형국입니다. 기우이길 바라지만 세상을 두루 돌아본 노학자의 마지막 충정이니 잠시 시간을 내어 함께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앞에서 '나라' 라고 했지만, 우리 나라는 사실상 지구상에서 유일한 분단국입니다. 남들이 그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덧씌운 분단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으니, 부끄럽지만 완전한 자주 독립국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다행히 남한은 자유민주체제 하에서 자유와 번영을 이루었으나, 북한은 공산독재정권 하에서 외부 세계로부터 고립된 채 최악의 억압과 가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거기에다 북한 정권은 실패한 세습독재 정권을 지키겠다고 무리하게 핵무기를 개발하더니 급기야 무력적화전쟁을 공언하고 나섰습니다.

지금 세상은 일찍이 없었던 큰 변화의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기후변화, 강대국의 패권다툼, Polarization, 그리고 포퓰리즘과 민주주의의 위기가 세계 질서를 앞이 보이지 않는 혼돈 속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인류의 노동과 사고 뿐만 아니라 인간 관계까지 근본적으로 바꾸게 될 지 모른다는 예측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어제 통했던 원칙과 기준이 내일에도 유효하리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4대 강국에 둘러싸여 분단된 채 적대적 갈등을 겪고 있는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이러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더욱 민감한 처지입니다.

안팎의 거센 도전 속에서 우리 나라는 '통일'이라는 지상 과제를 미루어 둔 채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마지막 고비를 넘고 있습니다.?남들은 기적이라고 하지만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자유와 번영은 사실 절반의 성공에 불과합니다. 그동안 뒤처졌던 것을 간신히 따라잡은 데에 지나지 않으며, 그나마 내부 혼란과 외부 충격에 대하여 여전히 매우 불안정합니다. 안주하여 방심하면 언제라도 쉽게 깨어지고 추락할 수 있습니다.?요컨대 우리는 글자 그대로 절체절명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복합 중층적인 도전의 장을 온전히 헤쳐 나가 우리가 원하는 나라로 발전하기위해서는 정치가 좌표와 기상변화를 제대로 읽고 방향을 올바로 잡아 나가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국민의 신뢰와 통합은 불가결한 전제입니다. 그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경세의 원리이자 살아있는 역사의 교훈입니다.

그런데 총선을 앞둔 오늘의 한국 정치는 그 모든 것을 외면한 채 내부 권력다툼에 빠져 나라를 위태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정당의 이름을 내걸고 국민을 지역과 계층, 세대로 갈라놓고 상대진영을 불구대천의 원수처럼 욕하고 적대합니다. '적반하장'은 오래된 한자어지만 '내로남불'은 새로 만들어져 통용되고 우리말입니다. 거짓말과 막말이 횡행하고, '말 뒤집기'와 '말 따로 행동 따로'가 예사입니다. 정치인들의 궤변과 억지는 아이들이 따라 배울까 봐 염려될 정도입니다. 그 이전투구의 저편에서는 국익과 국격이 소리 없이 떠내려가면서 국운이 기울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서 탄식하고 외면하는 것만으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솔직히 이 난잡한 판에 말을 얹고 싶지 않지만, 무엇이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멈출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주제넘지만 자유시민이 투표에 임하여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판단의 기준을 세가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누구나 상식적으로 아는 당연한 내용이지만, 세태가 그렇지 못한 듯합니다.

첫째는 정치 이념입니다. 정치 이념에 좌우가 있을 수 있고, 지지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해서는 안 됩니다. 더구나 세습독재는 절대왕정과 함께 예전에 사라졌고, 공산주의는 역사적 과오를 저지르고 한 세대 전에 폐기되었습니다.

둘째는 법치주의입니다. 법치주의는 근대 시민국가의 정치 원리이고 자유민주적기본 질서의 핵심 요소입니다. 법치가 망가지면 가치체계 자체가 무너지고 세상은 그야말로 무법천지가 되고 맙니다. 특히, 법을 만드는 의회가 법을 지키지 않고 정치인들이 법치를 넘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셋째는 대의정치입니다. 대의정치는 국민이 선거로 대표를 뽑아 정치권력을 행사하게 하는 민주정치의 핵심적 제도입니다. '선량'이라는 말이 가리키는 것처럼, 무릇 정당은 인품과 능력이 출중하여 능히 국민을 대표해서 일할 만한 사람을 공천해야 합니다.

이 변혁의 시기에 대한민국이 안팎의 위기와 도전을 극복하고 당당한 선진 통일한국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믿고, 맡기고, 따라갈 만한 훌륭한 후보를 골라 뽑아야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에 투철한 신념을 가진 애국자라야 합니다. 열심히 일하고 솔선하여 법을 지키며 살아가는 성실한 이웃이라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대표로 내놓아서 손색이 없을 만한 떳떳한 인물이라야 합니다.

거꾸로 말하면, 국민의 대표가 되어서는 안 될 후보를 뽑지 말아야 합니다.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종북 주사파나 줏대 없는 사대주의자는 안 됩니다. 거짓말하여 대중을 속이거나 법을 어긴 범죄자도 안 됩니다. 그리고 사익을 공익에 앞세워 부정부패한 인사도 물론 안 됩니다.

끝으로, 끝까지 실망하지 말고 오직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4월 10일 꼭 투표장에 나가도록 주변을 독려합시다.

이 글에 동의하시면 가까운 친지에게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시일이 촉박하지만 이 누란의 위기 앞에서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을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한 일입니다.
주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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