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 정년퇴직 증가 영향
대규모 채용 계획, 미래 모빌리티 인력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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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현대차와 기아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양사의 정규직 직원 수는 각각 6만4379명, 3만363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에 비해 각각 2547명, 1343명 감소한 수치다. 양사 합산으로 보면 3년 동안 약 4000명이 줄어든 것이다,
현대차 정직원 수는 2021년 6만6002명, 2022년 6만4840명, 2023년 6만4379명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기아도 2019년 3만5513명을 정점으로 5년째 감소세다. 기아 직원수 추이는 2020년 3만4980명, 2021년 3만4562명, 2022년 3만4260명, 2023년 3만3637명으로 매년 줄었다.
현대차·기아의 인력 감소는 베이비붐 세대 생산직 직원의 본격화된 정년퇴직과 그에 비해 적은 인력 충원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차의 경우 현재 임직원 중 가장 비중이 높은 연령대는 50대로 40%를 웃돌고, 매년 2000명 안팎이 정년퇴직 대상이다. 생산직 신규 채용은 지난해 3월 10년 만에 이뤄졌지만 크게 늘어난 정년퇴직을 상쇄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생산직 인력의 비중을 낮춰야 전기차 시대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생산 공정은 기존 내연기관차에 비해 필요한 인력이 적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전기차 1만대를 만들 때 투입되는 생산 인력은 내연기관차의 38% 수준에 불과하다.
때문에 현대차·기아가 전동화 전환을 위한 인력 효율화에 중점을 두고 생산직군의 자연감소를 유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이 전날 발표한 대규모 채용 계획도 대부분 미래 모빌리티 인력에 집중돼 있어 향후에도 이러한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직접 채용 8만명 중 4만4000명은 전동화, SDV 등 미래 신사업에, 2만3000명은 사업확대·경쟁력 강화에 투입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자동화 설비가 증가하면서 전기차 생산 시 필요 인력은 더 줄어들 것"이라며 "전기차 시대는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게임 체인저 기술이 많이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현대차그룹의 선제적 조치는 패스트 팔로워에서 퍼스트 무버가 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교수는 "문제는 우리나라는 강성 노조 이미지가 크다는 것"이라며 "노사 간 (인력 구조가) 합리적으로 조정되지 않으면 회사는 국내에 있을 이유가 없어서 해외로 빠져나가게 된다. 노조가 강성을 유지한다면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측면에서 노사정 관계에서의 정부 역할도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