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역 투표소에 수백·수천 명 줄...베를린 러 대사관 앞, 나발니 부인 나타나
러 시민 "민주주의에 남은 것 없어"
|
지난달 16일 푸틴의 지시로 살해당한 것으로 보이는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지지자 수천 명은 이날 정오 러시아 투표소 여러 곳과 전 세계 수도에서 푸틴의 대선 승리에 반대하는 평화적이지만, 상징적인 시위에 참여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
|
|
러 전역 투표소에 수백·수천 명 줄...베를린 러 대사관 앞, 나발니 부인 율리아 모습
나발니는 살해되기 전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푸틴에 저항하는 정오'라는 이 시위를 제안했고, 러시아 독립 일간지 노바야 가제타는 이 계획을 '나발니의 정치적 유언'이라고 규정했다.
나발니 지지자들은 이날 정오 러시아 전역의 여러 투표소에서 평화적으로 항의하기 위해 줄은 선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유튜브로 방송했다.
러시아가 11개 시간대에 걸쳐 있는 광활한 국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시위에 참여했는지는 추정
하기 어렵지만, 나발니 채널에 나타난 각 투표소 줄을 선 사람들 규모는 수십 명에서, 많게는 수백명으로 다양했다.
로이터는 자사 기자들이 이날 정오 모스크바와 예카테린부르크의 일부 투표소에서 특히 젊은 층이 약간 증가하면서 수백명, 수천명이 줄을 서는 것을 목격했다며 일부는 일반 유권자와 겉으로 구별할 수 있는 표식은 거의 없었지만 시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나발니의 측근으로 1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 자택 앞에서 망치 공격을 받은 레오니트 볼코프는 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예카테린부르크 및 다른 도시 투표소에 수십만 명이 나온 것으로 추산했다.
아울러 호주·일본·아르메니아·카자흐스탄·독일·영국주재 러시아 공관의 투표소에도 정오부터 수백명의 러시아인이 줄어 서서 투표했다.
특히 독일 베를린 러시아 대사관에는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 여사가 나발니의 대변인 키라 야르미시와 함께 항의 행사에 참석했고, 다른 러시아인들이 손뼉을 치며 '율리아'의 이름을 연호했다.
나발나야 여사는 이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오늘 낮 12시부터 6시간 내내 투표소에서 나란히 줄어 서서 나와 함께 해주신 멋진 멋지고, 최고의 분들께 감사한다"며 "와서 울고 웃어주셔서 감사하고, '율리아, 우리는 당신과 함께한다'고 말하고, '나발니'를 끊임없이 외치며 내가 여러분에게 희망을 되찾아서 주웠다고 말해 줘 감사하다"고 적었다.
이어 "사실을 그 반대로 모든 것이 헛되지 않고, 우리가 계속 싸울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것은 바로 여러분"이라며 "전 세계 모든 도시에서 나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나의 지지자이자 버팀목인 여러분 모두를 정말 사랑한다"고 강조했다.
|
|
"변화, 예상치 못한 순간에 일어나...살아내야"
러시아 내 시위 참석자들은 그들의 투표용지를 버리거나, 반푸틴 후보 중 한명에게 투표했다.
일부는 나발니의 이름을 투표용지에 적겠다고 했고, 모스크바 보리소프 묘지의 나발니 무덤을 찾아 상징적으로 그에게 한 표를 던진 사람들도 있었다.
한 젊은 여성은 로이터에 "희망을 거의 없지만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면 해야 한다"며 "(러시아) 민주주의에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탄식했다.
또 다른 젊은 여성은 푸틴과 경쟁한 세 후보 중 '가장 의심스럽지 않은'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에서 투표한 한 남자 대학생은 나발니 채널에 자신과 같이 현 체제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어떻게든 자신의 삶을 살아내야 한다며 "역사는 변화가 가장 예상치 못한 순간에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