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6000km 속도, 고도 200km 이상, 지구궤도 도달
여정 65분 중 70% 이상 성공...하강 때 실종
머스크 "인류, 화성에 데려다 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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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십은 이날 오전 8시 25분(미국 중부시간·한국시간 오후 10시 25분)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 치카 해변의 우주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발사돼 주요 목표인 2만6000㎞ 이상의 속도로 고도 200㎞ 이상의 지구 궤도에 도달해 지구 반 바퀴를 도는 데에 성공했다.
하지만 스타십은 인도양 상공에서 하강하는 과정에 지상과 교신이 끊겼다. 스페이스X 측은 "스타십을 잃었다"고 발표했다. 스타십은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동안 불타거나 바다에 추락하면서 분해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스타십과 먼저 분리돼 떨어진 슈퍼헤비 로켓도 엔진 문제로 인해 계획대로 예정된 장소에 입수하지 못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화성 개척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줬다.
다만 전체 시험비행 여정인 약 65분 가운데 70%가 넘는 부분을 성공하면서 이전보다는 훨씬 큰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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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설립자이자 CEO인 머스크는 "스타십이 인류를 화성에 데려다 줄 것"이라고 시험비행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스페이스X 최고운영책임자(COO)인 그윈 숏웰 사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에 "스페이스X의 생일(창사 22주년)을 축하한다"며 "이런 믿을 수 없는 날을 만든 전체 팀에 엄청난 축하를 보낸다"고 썼다.
머스크는 인류가 달보다는 화성 탐사에 집중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스페이스X를 설립한 뒤 지난 20년 동안 '팰컨1' '팰컨9' 슈퍼헤비 등 로켓을 개발해 왔다.
스타십은 슈퍼헤비 로켓과 우주선으로 구성됐으며 상단의 우주선만 길이 50m·직경 9m로 내부에 150t까지 적재할 수 있으며, 하단부인 슈퍼헤비(길이 71m)와 합체하면 총길이가 121m에 달한다. 스페이스X는 이 로켓과 우주선의 재이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타십은 메탄 등을 연료로 하는 랩터 엔진 33기를 슈퍼헤비 로켓에, 6기를 우주선에 각각 탑재했다. 이 로켓의 추진력만 1700만 파운드로 미국 우주항공국(NASA)의 아폴로시대 로켓인 새턴 V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위해 개발된 우주발사시스템(SLS)의 두배에 달한다.
스타십은 우주 비행사와 화물을 달에 보내려는 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3단계에 쓰일 달 착륙선으로 선정돼 있다.
NASA는 인류 최초의 여성과 유색인종 우주 비행사를 달에 착륙시키는 아르테미스 3단계를 이르면 2년여 뒤인 2026년 9월 시도할 계획이다. 그 이후 인류가 화성을 탐사하는 데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스페이스X는 지난해 4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스타십의 지구 궤도 시험비행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로 끝난 바 있다.
첫 시도에서는 스타십이 이륙 후 하단의 슈퍼헤비 로켓과 분리되지 못하고 약 4분 만에 자폭(self-destruct)했고, 두 번째 시도에서는 스타십이 하단 로켓에서 분리되는 데는 성공했으나 8분 만에 통신이 끊겨 10분 만에 자폭했다. 스타십에는 경로를 벗어나 목적지가 아닌 곳으로 갈 경우 자폭 기능을 작동하도록 설계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