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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은 오는 21일(현지시간)부터 30일까지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리는 제22회 피렌체 한국영화제에 초청받았다. 개막작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주연 자격으로 연출자인 엄태화 감독과 함께 영화제를 찾는 그는 행사 기간중 열리는 자신의 회고전에도 참석해 현지 관객들과 만날 계획이다.
지난해 8월 개봉돼 400만명 가까운 관객을 동원했던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이병헌은 폐허가 된 아파트의 주민대표 '영탁' 역을 맡아 광기어린 열연을 펼쳤다. 이 영화로 같은 해 청룡영화상과 대종상, 부일영화상의 남우주연상을 쓸어담는 등 다시 한번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송강호와 김 감독은 '조용한 가족' '반칙왕' '놈놈놈' '밀정'에 이어 다섯 번째로 호흡을 맞췄던 '거미집'을 들고 영화제를 방문해, 현지 관객들을 대상으로 마스터클래스를 개최한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송강호가 강박에 사로잡힌 영화감독으로 변신한 '거미집'은 지난해 5월에 열린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진출작으로 그해 추석에 개봉됐지만, 30여만명을 동원하는데 그쳐 아쉽게 흥행에는 실패했다.
앞서 이병헌과 송강호는 박찬욱 감독의 2000년작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남북 병사로 처음 만나 25년 가까이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또 이병헌과 김 감독은 '놈놈놈'과 '밀정' 외에도 '악마를 보았다'로 찰떡 호흡을 자랑한 적이 있다. 이병헌은 '밀정'에 의열단 지도자 '정채산' 역으로 깜짝 특별출연해 주연 버금가는 무게감을 뽐냈는데, 김 감독과 송강호가 함께 한다는 소식을 전해듣자마자 두 말하지 않고 캐스팅 섭외를 받아들였다는 후문도 전해지고 있다.
한편 30편의 장편과 56편의 단편이 상영될 이번 영화제의 폐막작으로는 고(故) 이선균·정유미 주연의 '잠'이 선정됐다. 또 '오발탄' '안개' 등 1960년대를 대표하는 한국영화 5편이 한국영상자료원의 지원으로 상영될 예정이며, 한국-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맞아 '오징어게임', '기생충' 음악감독인 정재일 피아니스트와 피렌체 오케스트라의 협연이 영화제 마지막날을 장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