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의 현역병 수 추정 이용 우려, 부상자·실종자 수 미공개"
"우크라, 2년 전보다 전략적 나은 위치...지원 약속 물자 3분의 1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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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3만1000명의 우크라이나 군인이 이 전쟁에서 사망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이 거짓말하는 것처럼 30만명이나 15만명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이는 우리에게 큰 손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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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의 우크라군 현역병 수 추정 이용 우려, 부상자·실종자 수 미공개"
우크라이나 정부가 자국군 사망자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의 현역병 수를 추정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며 부상자나 실종자 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모두 적국이 사망자 숫자를 선전에 이용하지 못하도록 자국군 병력 손실 규모를 기밀로 다뤄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의 사망자 수를 공개함으로써 러시아의 선전과 다른 추정치를 반박하고 싶었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가 6만명의 군인을 잃었다고 잘못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지난달 "우크라이나의 병력 손실은 지난해에만 21만5000명"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밝힌 자국군 사망자 수는 지난해 여름 약 7만명의 우크라이나군이 사망하고, 10만~12만명이 부상당했다고 손실 규모를 훨씬 높게 잡은 미국 관리들의 추정치와 크게 다른 수치라고 평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례적인 발표는 우크라이나군이 600마일(965km) 전선 대부분에서 병력 및 탄약 부족으로 수세에 몰리고 있고, 러시아군이 동쪽과 남쪽에서 공세를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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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2주년을 맞이하는 전날 연대 표시로 키이우를 방문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쥐스탱 트뤼도 캐나다·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과 만났고, 화상으로 진행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하원이 상원을 통과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610억달러 규모의 군사 지원 패키지를 통과시키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지속적인 지원을 낙관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한 최근 수개월 동안 미국의 지원이 보류되고, 푸틴이 공격을 늦출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유럽에서의 태도 변화를 감지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 지도자들이 푸틴이 이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는 걸 이해했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이 그들 중 많은 사람이 대포 공급을 늘리기 시작한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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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대통령은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침공했을 때보다 우크라이나가 전략적으로 훨씬 더 나은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첫해는 생존에 관한 것이었고, 겨울이 지나고 두번째 해는 회복력에 관한 것이었다"며 "2월 24일은 충격적인 순간이었고, 지금은 매우 강력한 단결의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방의 무기 지원 부족이 전쟁 성과가 지지부진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거의 5개월에 걸친 러시아의 공세에 직면한 우크라이나의 무기 부족이 누구나 알고 있지만 말하기 꺼리는 문제처럼 하루 종일 계속됐다며 유럽의 포탄 공급 증가가 미국의 공급을 대체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약속된 물자의 3분의 1밖에 받지 못했다며 지난해 여름 반격 작전에 배치된 4개 여단은 약속된 장비를 받지 못해 작전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