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임상의사 수(한의사 포함)는 2021년 기준 인구 1000명당 2.6명으로, 전체 회원국 중 멕시코(2.5명) 다음으로 적다. 의사 부족을 내세워 충분한 진료와 설명을 외면하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고 보면 의대 증원은 오히려 때늦었다고 하겠다. 갓난아이를 둘러업고 병원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는 부모들과 더 나은 진료를 받으러 서울행 KTX에 올라타는 지방 환자들의 안타까움을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이제 의대 증원은 현실이 됐다. 정부는 의대 교육의 질 향상과 의료서비스 개선을 위해 아낌없는 투자를 해야 한다. 의료 인력 양성에 소홀한 의대나 병원에 대해서는 응분의 제재를 가해 의대 증원이 무분별한 의사 남발로 흘러가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서울·지방 간 의료 서비스 격차 해소·수가 조정 등 대책도 내놓아야 한다.
의료계는 의대 증원을 수용하고 의료서비스 개선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파업 운운하면서 정부와 각부터 세우려 해서는 곤란하다. 그동안 의료 서비스 향상을 위해 어떻게 노력했는지 자성부터 해보기 바란다. 27년간의 의대 정원 동결과 피부과·성형외과 등 선호 의료인 증가에 대해 제대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의대 증원 발표에 의사단체들은 집단휴진·파업 등 단체행동으로 맞서겠다는 입장이지만, 이건 국민이 정말 보고 싶지 않은 광경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오히려 의료서비스 개선에 정부보다 한 걸음 더 빨리 움직여야 국민의 존경과 지지를 얻을 수 있다. 단체행동은 역효과만 불러올 뿐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