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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보스턴미술관 소장 '은제도금 라마탑형 사리구'를 일정 기간 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이와 별개로 사리는 대한불교조계종에 기증하기로 미술관 측과 합의했다"고 6일 밝혔다.
문화재청과 조계종, 보스턴미술관 관계자들은 5일(현지시간) 보스턴에서 만나 사리가 불교에서 신앙 대상으로 여기는 성물이라는 점에 뜻을 모았다. 이에 따라 미술관 측은 은제도금 라마탑형 사리구에 보관된 사리를 올해 부처님오신날(5월 15일) 이전 조계종에 기증하기로 했다.
사리와 달리 사리구는 일정 기간 국내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과 미술관은 상호 교류 전시와 보존 처리 작업을 위해 임시 대여하는 형태로 사리구를 한국에 들여오는 방안을 추진한다. 대여 기간, 방법 등 구체적 내용은 추후 협의를 거쳐 정할 방침이다. 이번 협의로 2009년부터 약 15년간 이어져 온 논의는 성과를 냈지만 추후 사리구를 완전히 돌려받을 수 있는지는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종교계 안팎에서는 사리와 사리구를 하나로 본다. 사리가 경배의 대상으로 여기는 종교적 성물이라면, 사리구는 당대 최고 장인이 시대 양식을 반영해 만든 불교 공예품이라는 점에서 미술사적 의미가 크다. 그러나 보스턴미술관 측은 잇단 논의에도 과거 불법적으로 취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는 점을 들어 사리구 반환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조계종, 보스턴미술관과 긴밀하게 협력하며 남은 과제 일정을 착실히 추진할 계획"이라며 "미술관과는 상호 우호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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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에 따르면 사리구는 고려 말 나옹 스님이 입적한 뒤 만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때 일본으로 유출된 것을 보스턴미술관이 1939년 한 업자로부터 취득했다고 알려졌다. 1941년 보스턴미술관이 발간한 간행지에 따르면 사리구가 원래 경기 양주 회암사에 있었으리라 추정된다.
사리와 사리구를 돌려받기 위한 논의는 2009년 무렵 시작됐다. 그러나 당시 미술관이 사리만 줄 수 있다고 밝혔고 2013년 이후 협의가 중단됐다. 그러던 중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때 보스턴미술관을 찾은 부인 김건희 여사가 반환을 위한 논의를 제안한 것을 계기로 최근 협의가 재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