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 입지 강화 등 경쟁력 제고 전망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글로벌 자동차시장 규모 자체가 과거보다 줄었을 뿐 아니라 전기차사업에 뛰어든 새로운 플레이어가 파이를 나눠가고 있는 추세도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타깃 자체가 이전의 세단과 소형차가 아닌, SUV 등 상대적으로 대형차와 전기차,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영향이 크다. 실제로 판매량과 별개로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글로벌 판매 3위 굳히기가 확정적이고, 연간 실적도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총 421만6680대를 팔아 394만대 였던 전년동기 대비 6.9% 더 성과를 냈다. 연 판매목표였던 432만대에는 약 10만대 가량 미치지 못했다. 기아 역시 지난해 1962년 창사 이래 최대인 308만5771대를 팔았지만, 목표치인 320만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양사 합산 판매량은 730만2451대다.
장사를 잘했지만 현대차는 올해 판매 목표를 전년 목표인 432만1000대에서 7만8000대 덜어낸 424만3000대로 설정했다. 기아는 전년과 같은 320만대를 유지했다. 총계는 744만3000대로 전년대비 목표치가 소폭 낮아졌다. 2015년 이후 한번도 제시한 연간 판매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사실이 이번 목표를 낮추는 결정에 반영 됐을 거란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 800만5152대로 당시 판매 목표로 설정했던 786만대를 넘어선 이후 9년째 목표치 달성을 못하고 있다. 판매량 자체도 2015, 2016년 800만대를 넘어선 이후 많이 쪼그라든 상태다.
이는 전세계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 하고 있는 만큼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라인업을 구성 중인 게 한몫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2016년 1만4000달러였던 우리나라 자동차 1대당 평균 수출단가는 올해 2만4000달러로 7년 새 1만달러, 68% 뛰어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예전 보급형 세단과 소형·경차에 몰렸던 현대차 소비층은 이제 상대적으로 고가인 SUV와 하이브리드, 전기차, 또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물론 전기차업체들의 난립으로 파이가 나눠지고 있는 이유도 있다. 그 사례로 중국의 BYD는 지난 4분기 전체 판매량에서 미국의 테슬라를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판매 90%가 중국 현지에 한정 돼 있지만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확장에 나선 상태다. 현대차는 올해 전기차 판매를 전년보다 30% 늘린 40만대 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측은 "올해 공급자 우위에서 소비자 우위 시장으로 전환되는 상황 속에서 각 시장 수요와 정책에 적합한 현지 판매·생산 체계를 강화할 것"이라며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 전기차 라인업 확장 등을 통해 글로벌 고객이 믿고 선택할 수 있는 톱 티어 브랜드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 관계자는 "지난해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 현상이 완화되면서 생산물량이 늘고 공급이 확대 됐다"며 "더불어 EV9, 더 뉴 쏘렌토, 더 뉴 K5, 더 뉴 카니발 등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를 통해 역대 최대 연간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는 현대차그룹 최초의 전기차 전용공장인 오토랜드 광명 전기차 전용공장을 완공해 소형 전기차 EV3 판매를 시작함으로써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며 "2024년에도 상품성을 기반으로 견조한 수익성을 이어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