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허위정보"
북, 핵 전모 공개 정권 존립 문제 인식
미 정부 권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완화 관철에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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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 미국 대통령이 대북 제재 완화 구상을 추진해도 역대급으로 광범위하고 촘촘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폐기는 매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 미 매체 폴리티코 "트럼프 재집권시, 북핵 동결·검증 수용 전제, 대북 경제제재 완화·지원 제공 구상"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3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북 구상을 브리핑받은 3명의 익명 인사를 인용,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동결하고 새로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면 그에 대한 검증 수용을 전제로 대북 경제제재를 완화하고, 다른 형태의 일부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검토하는 구상의 하나라고 보도했다.
북한의 비핵화는 장기 목표로 추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이 매체는 소개했다. 이는 미국 정부의 대(對)북 비핵화 외교가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핵 비확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미국 워싱턴 외교가 일부 전문가의 주장과 맥을 같이 한다.
폴리티코는 "트럼프는 내년 재선에 성공하면 북한의 핵무기를 해체하라고 김정은을 설득하는 것을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을 수 있다"며 "트럼프의 동기 중 일부는 소용없는 핵무기 관련 대화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더 큰 일, 즉 중국과의 경쟁에 집중하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폴리티코는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도록 하되, 새로운 핵무기 제조를 막기 위해 재정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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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 소셜'을 통해 폴리티코의 보도를 '가짜뉴스'로 규정했다. 그는 "(언제나처럼) 익명 소식통들을 통해 북한 핵무기에 대한 내 관점이 완화됐다고 했는데, 이는 '지어낸 이야기'이자 허위 정보이며, 잘못된 쪽으로 이끌고, 혼란을 초래하려는 민주당 공작원들의 소행"이라고 썼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 기사에서 단 하나 정확한 것은 내가 김정은과 잘 지낸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사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핵 동결을 전제로 대북 제재를 완화하려고 해도 매우 복잡한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하고, 유엔 안보리 내에 반대에 봉착해 추진이 매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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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북한이 핵 동결을 약속하려면 보유 핵과 핵시설 전체를 공개해야 하는데 이것이 현 북한 체제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북핵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2019년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진행된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정무위원장의 회담이 결렬된 주요 원인이 김정은이 영변 핵시설 외 '플러스알파(+α)'를 제공하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 것에서 알 수 있듯 북한은 핵 전모 공개를 정권의 존립 문제로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9년 5월 19일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하노이에서 북한 내 핵시설 5곳 중 1∼2곳만 폐기하려 했으나 미국 측은 나머지에 대해서도 폐기를 요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대북 제재 완화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직접적 권한은 자체 제재에 한정되고, 유엔 안보리 제재 완화 및 폐기 권한은 미국과 함께 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등 상임이사국과 한국을 포함한 비상임이사국 10개국이 찬성을 해야 가능하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해 대북 제재에 손을 대려고 해도 영국·프랑스 등 서방 이사국과 다른 비상임이사국의 반대에 봉착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와 함께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사회가 작은 공간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우라늄 농축시설을 검증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