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 지역 하락보합세, 4개 지역 완만한 성장세"
노동시장 수요 완화...고금리 장기화, 소비·설비투자 막아
가격 상승폭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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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은 29일(현지시간) 공개한 경기 동향 보고서(베이지북)에서 10월 6일부터 11월 17일까지 미국 경제 동향과 관련해 이같이 평가했다.
베이지북은 미국 12개 연방준비은행(연은)이 관할 지역별로 은행·기업·전문가 등과 접촉해 최근 경기 상황을 수집한 보고서다. 이번 베이지북은 11월 17일까지 수집한 정보에 근거해 각 연은이 담당 지역의 경제 동향을 정리한 것으로 12월 12~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토의 자료가 된다.
12개 연은 관할 지역 가운데 뉴욕·필라델피아 등 6개 지역에서 완만한 경기 하락세가 보고됐다. 보스턴 등 2개 지역 경기는 보합에서 다소 하락하고, 리치먼드·애틀랜타 등 4개 지역에서는 완만한 성장세가 나타났다.
지역 경제 활동이 둔화한 것은 노동시장 수요가 완화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인원 감축이나 채용 계획 축소에 착수하는 기업이 늘어난 것이다. 보스턴·뉴욕 연은은 구직자가 늘어 초봉이 낮아졌다는 보고했다. 보스턴 연은은 "일부 분야에서 고용 활동과 계획이 현저히 축소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성이 높은 직종에서는 채용난은 여전했다. 리치먼드 지역의 건설회사 관계자는 "가장 실적이 높은 인재의 전직을 막기 위해 임금을 최대 15% 인상했다"고 보고했다. 뉴욕 연은은 "기업들이 적절한 기술을 가진 노동자를 구할 수 없어서 고용 계획을 축소한다고 압도적으로 보고했다"고 전했다.
고금리 장기화가 소비와 설비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는 보고도 많았다. 뉴욕 연은은 매월 지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동차 대출 상환 기간을 늘려 84개월로 하는 것이 당연해졌다고 했고, 필라델피아 지역의 자동차 판매 관계자들은 가격 상승과 고금리 때문에 전기자동차 재고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시카고·샌프란시스코 연은은 고금리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 상승, 여신 환경 조사 강화 등으로 새로운 사업과 설비 투자를 보류하는 사업자가 늘었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이 가격을 의식해 소비를 축소했다는 보고도 눈에 띄었다. 필라델피아의 소매업자는 중소득층 소비자도 한꺼번에 사는 상품 수를 줄이고 있다고 했고, 리치먼드 연은 관계자는 대학생 학자금 대출 상환이 재개돼 가처분소득이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다만 상품 가격은 여전히 높지만 대부분의 연은 지역에서 가격 상승 폭이 완화됐다고 보고서는 전했다.